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당분간 금리 움직임 정체 지속 전망

윤항진 한국투신운용 채권리서치팀장

지난 주에는 채권시장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주말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연중 최저치인 4.78%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2월 중순 이후 4.8%대에서 정체되는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중국 경제둔화 우려에 이어 지난 주 미국의 대형 서브프라임 업체의 파산 소식으로 미국 국채수익률이 크게 하락했고 그 영향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등 몇 가지 재료가 있었지만 국내 금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런 요인들이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해석되며 금리 하락 시도가 나타났지만 추세를 형성하는 큰 변화는 없었다. 이처럼 금리 움직임이 정체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악화되며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서 더 진전된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통화정책은 ‘정책금리 동결+시중유동성 조절’이라는 조합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런 기조가 단기간에 변경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확산돼 있다. 채권수급도 큰 변화 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즉 채권시장이 기존의 재료에 대한 반영을 일단락한 상황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점이 금리 변동성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채권시장 안팎으로 몇 가지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다. 10년만기 국고채 신규발행, 국고채금리선물(KTB703) 만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 등이다. 이번 달 국고채 10년물 발행규모는 8,600억원으로, 지난 달(1조3,000억원)보다는 줄어들 예정이다. 물론 10년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발행물량을 합칠 경우 그 규모는 비슷하겠지만 순수 채권의 발행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채권시장에 호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금리선물 만기의 경우 외국인포지션의 롤오버(포지션 이월)가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주말 이미 조짐이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누적 선물매수 규모가 7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선물만기를 전후한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또 오는 20, 21일에 열릴 미국 FOMC에서는 정책금리가 현재의 5.25%로 동결되고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에 대한 중립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의 컨센서스다. 하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주택대출 부실문제에 대해 언급이 있을 경우 직전 저점 부근에 머물고 있는 미 국채 수익률은 연중 최저를 갱신하며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주초에 집중되어 있는 이들 몇가지 이벤트가 채권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채권시장 우호적 분위기가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금리의 하락시도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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