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기 회사명은 '기술' '한국'… 이름 통해 트렌드 읽는다

코스닥 상장사는 영어 남용

기업들이 사명(社名)을 지을 때 '기술'과 '한국'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 인터넷 거품 시대를 풍미했던 '닷컴', '인터넷' 등의 단어는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테마주 바람을 타고 '바이오'나 '엔터' 등의 단어가 상장사명에 자주등장했다. 한편 코스닥기업들이 사명에 영어를 남용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 현혹 등의 문제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 '기술' '한국' 압도적 인기 10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총 1천609개사(유가증권 673개, 코스닥 936개사)의 사명을 분석한 결과, '기술'과 '한국'이 포함된 사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술(technology)'과 이를 영어로 표현한 '테크'나 '텍'이 사명에 포함된 상장사는 무려 149개사에 달했다. '테크'가 포함된 상장사는 43개사였고, 사명이 테크의 줄임말인 '텍'으로 끝난 상장사는 95개사, 한글로 '기술'이란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상장사도 11개사에 달했다. 이처럼 기술 회사임을 사명으로 표현한 상장사는 전체의 9%를 넘는다. '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어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을 뜻하는 '한국' '코리아', 'KOR'로 65개사가 이 단어를 사명에 채택했다. '한국'이 들어간 상장사는 48개사였고, 영어 표현인 '코리아'가 포함된 상장사는 15개사, 'KOR'이 포함된 회사도 2개가 있었다. 세번째로 인기 있는 단어는 '산업(industry)'으로 40개사가 사용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풍림산업 등 건설회사와 화성산업과 이화산업 등 유통업체, 고려산업(음식업), 태광산업(화학)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이 단어가 사명에 채택했다. 한국산업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그룹의 이름이자, 1945년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라는 뜻을 가진 '현대(現代)'라는 단어도 31개사의 사명에 채택됐다. 이밖에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을 드러내는 제약(28개사), 건설(26개사), 증권(22개사), 화학(18개사), 은행(18개사), 통신(16개사), 전기(14개사), 텔레콤(9개사),화재(8개사), 철강(8개사) 등의 단어도 유가증권시장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테마주 바람을 타고 '바이오'와 '엔터' 등의 단어가 자주 눈에 띄었다. '바이오'라는 단어를 쓴 20개사 가운데 17개사가 코스닥기업이며 '엔터'를 사명에 포함시킨 7개사 중 6개사가 코스닥 상장사다. 반면 인터넷 거품 시대를 대표하는 '닷컴'과 '인터넷'을 사명으로 채택한 상장사는 각각 5개, 1개사에 불과해 시대 변화를 실감케 했다. ◆ 코스닥 사명 가운데 순 한글은 21.5% 불과 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글(한자어 포함) 사명이 대부분이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영어가 포함된 이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673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한글로만 회사 이름을 지은 회사는 449개사로 전체의 66.7%를 차지했다. 반면 936개 코스닥 상장사 중 한글 이름 기업은 201개사로 전체의 21.5%에 불과했고, 영어만 썼거나 영어와 한글을 혼용한 회사가 각각 516개사(50.8%), 219개사(23.4%)에 달했다. 게다가 코스닥 새내기 기업들도 한글보다는 영어를 선호하고 있어 영어 남용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새로 들어온 12개 기업 가운데 한글 이름은 '동우'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모두 영어 이름이다. 코스닥 사명에 영어가 남용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뭔가 있어 보이는 효과'를 노리고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사소하게 보이지만 사명은 한 회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니 만큼 투자의 첫 단계에서 검토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며 "아울러 사명을 통해 시대의 트렌드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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