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지난 3월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1ㆍ4분기가 경기 바닥"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당시 1ㆍ4분기 바닥론이 향후 경기회복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국제유가 흐름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26일 발표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 경제는 'L자형' 침체로 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유럽과 미국, 중국 같은 세계경제 변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부 장관의 전망은 몇 개월 만에 완전히 틀렸음이 입증됐다.
9월25일에도 그랬다. 박 장관은 경기 화성 보육시설 방문 중에 "내년 성장률 4%는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예상을 바꿨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자리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정부 전망치인 4%를 밑돌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박 장관은 또 "9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주먹구구식으로 4%를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25일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회에서는 용어를 명백히 잘못 선택한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예산안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4.0%, 3.9%, 4.1%로 내지 않고 4% 내외로 기술을 한 복잡한 심경이 표현돼 있다"고 했다.
요약하면 내년에 세계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4% 내외로 하는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4%는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했던 9월의 발언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경기는 심리인데 장관이 기본적인 경기진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