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무대서 함께 뛴다] (5·끝) 좌담

"大·中企 동반진출은 선진국형 상생협력의 길"<br>품질 보장·비용 절감등 모두에 윈윈…'코리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br>가격인상 요인 中企전가 없어야…철저한 현지시장 조사후 진출을


◇참석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사회), 민경선 KOTRA 정보서비스본부장, 노태호 현대기아차그룹 구매총괄본부 이사, 장대수 화인알텍 사장 <가나다순> 한미 FTA체결 등 통상환경 변화를 맞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적인 도약의 시험대에 올라섰다. 이제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한마음으로 뭉쳐 ‘2인3각’의 경주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기획시리즈 ‘글로벌무대서 함께 뛴다’를 마무리하면서 지난달 27일 KOTRA 회의실에서 마련한 좌담회에서도 글로벌 상생이야말로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 넘버원’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참석자들은 또 양측의 진정한 협력방안과 보완점, 미래 비전, 정부의 지원방안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좌담회에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 민경선 KOTRA 정보서비스본부장, 노태호 현대기아차그룹 구매총괄본부 이사, 장대수 화인알텍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회=요즘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대기업과 협력기업의 해외 동반진출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일선업체들이 보는 동반진출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해보죠. ▦노태호 이사=현대차는 과거 캐나다에 공장을 지을 때 협력 부품업체가 동반 진출하지 않아 실패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ㆍ기아차는 요즘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 내에 공장을 지어 상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부품업체도 현재 수준이 많이 높아져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자면 한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로 나가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장대수 사장=(대기업 입장에서) 부품 소싱을 위한 운송비, 생산모델 변경에 따른 재고관리 어려움 등을 감안하면 동반 진출하는 게 유리합니다. 중소기업도 국내 생산물량이 정체되거나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지 않았으면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독자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초기에는 서로 협력해 적응하고 다음 단계에는 서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회=상생협력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 등 보이지 않는 긍정적 효과도 창출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민경선 본부장=해외투자의 일반적인 예로 보면 투자 효과가 제품 브랜드는 물론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제조업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가 진출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통신 및 서비스업이 진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가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이 같은 분야의 해외 진출이 확대돼야 합니다. ▦장 사장=과거 LG전자가 폴란드 투자계획을 밝혔을 때 현지의 모든 방송과 신문이 대서특필했더군요.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으며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도 LG전자에 납품한다고 말하면 사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승 효과가 있습니다. ▦노 이사=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의 수준 높이기 위해 ‘5스타’라는 품질 관리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고등급인 5스타를 받게 되면 미국 업체들이 부품을 믿고 사갑니다. 이제 우리 기술과 인증 시스템을 인정한다는 얘기죠. -사회=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글로벌 상생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고 현실적 여건은 어떻습니까. ▦장 사장=중소기업의 경우 공장 설립을 위한 법인 주소조차 없을 때가 있습니다. 화인알텍의 경우 먼저 진출한 LG전자가 주소도 빌려주고 숙소도 제공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면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모범답안인 듯합니다. 대기업은 진출 초기단계부터 협력기업 의사를 대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 이사=미국이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입니다. 대기업이 채용하고 남은 인력을 중소기업에 돌린다는 건 쉽지않습니다. 다만 현대차가 있는 플랜트에서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협력업체가 공장을 세우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겠죠. ▦민 본부장=급여도 카르텔이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은 자금력, 정보력, 협상력 모두를 갖추고 있습니다. 상생은 서로 살자는 거니까 서로 조금씩 지켜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선 가격 인상 요인이 있으면 중소기업에 전가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기업들은 동반 진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노 이사=철저한 현지 시장 이해가 필요합니다. 인센티브, 노동환경, 경쟁업체 등 모두를 고려해야 합니다. 현지문화에 대한 이해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현지문화를 모르고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 진출된 업체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현지공장과 국내업체간의 유기적 지원체제가 구축돼야 합니다. ▦민 본부장=KOTRA는 해외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예전의 신라방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죠. 해외 국가에 대한 투자환경, 투자 인센티브, 임금, 노동 등 정보는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사전조사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남들이 가니까 덩달아 중국에 진출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자주 보죠. 일본은 중소기업이 해외진출할 때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고 대기업이 투자해 중소기업의 자금 문제를 해소해 주는 셈이죠. -사회=해외 진출하는 중소기업은 몸과 마음이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상생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장 사장=해외투자, 해외생산기지 설치를 새로운 개념의 수출로 봐야 합니다. 해외직접 투자를 위해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에서 구입하고 현지로 이전하기까지 3개월간 재고를 안지만 유럽은 40일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재고기간을 고려한 금융 지원 확대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또 해외에서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아예 현지기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민 본부장=중소기업에 대한 정보 지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달부터 활동에 들어갈 KOTRA의 글로벌 코리아본부는 해외에 나가는 단계, 초기정착, 해외 영업 단계의 3단계로 나누어 지원할 계획입니다. 수출입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17개 기관이 참여해 인터넷 포털도 만들 것입니다. 해외에 이미 진출한 기업을 위해선 해외무역관과 해외투자지원센터를 통해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노 이사=요즘 국내에 달러가 많아 해외로 내보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해외 투자 기업에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주면 좋겠습니다. -사회=동반진출은 선진국형 상생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ㆍ중소기업 관계는 이제 나누기에서 곱하기 관계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는 해외 동반진출이 바로 대한민국의 기술과 브랜드의 발전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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