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장김치 값 내려올 줄을 모르네

배춧값 70% 폭락 불구 배추파동때 인상가 그대로<BR>업계 "선매 계약 구조상 현 시세 제품에 반영 못해"


"배추가격이 폭락했다고 해서 김치가격이 내릴까 싶었는데 그대로네요…" 최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황애란 씨(31)는 포장김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진열대에 다시 내려놨다. 황 씨는 "지난해보다 배추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데 4.5kg짜리 김치가 여전히 3만원대인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배추를 사서 직접 담그는 편이 더 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추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지만 포장 김치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2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배추 10㎏그물(보통급)은 평균 1,301원에 판매되고 있고 가장 비싼 특급 상품은 2,4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배추파동이 시작된 지난해 9월 말 시세와 비교하면 5~10%선으로 폭락한 것으로 산지 배추 재배량이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시설 봄배추가 4월 중·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5월 배추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추 값이 떨어짐에 따라 포장 김치 가격 인하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대상FNF의 종가집 포기김치 2.3㎏은 1만6,800원, CJ제일제당의 하선정 포기김치 2.3㎏는 1만5,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배추 파동 전 보다 약 5~10%가량 인상된 가격이다. 하지만 식품업체들은 포장김치의 가격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배추 파동 당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가격인상을 해 손해를 봤고, 올해 1·4분기 실적 역시 적자라는 이유에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배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포장김치 가격에 모두 반영 하지 못했다"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리 배추를 선매하는 구조상 현재 배추 시세를 김치 가격에 반영키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상FNF는 "배추는 현지 농민과의 사전계약을 통해 '계획원가'로 구입하고 있다"면서 "배추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사전에 계약된 단가로 지불을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원F&B 관계자도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채소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2·4분기에 가격인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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