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를 방어한 장쉬가 주력한 기전은 LG배였다. 그는 본선 1회전에서 한국의 최원용 3단을 꺾고 2회전에서는 목진석 9단을 꺾어 8강에 진출해 있었다. 8강전의 상대는 유창혁 9단으로 진작에 결정이 되어 있었다. 8강에 오른 기사는 한국이 5명, 중국이 2명, 일본이 1명이었다. 이창호는 이세돌과 맞붙게 되었고 조한승은 콩지에와, 원성진은 위빈과 각각 맞닥뜨리게 되었다. 가장 거북한 상대인 이창호와 이세돌이 8강전에서 만나게 된것은 장쉬로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8강전 대국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는 장쉬에게 장인 고바야시고이치가 웃으며 말했다. “이젠 세계챔피언을 차지할 차례가 되었구나. 이번에는 부산에서 한판만 두고 오나?”(고이치) “그렇습니다. 준결승은 제주도에서 2개월 뒤에 열립니다.”(장쉬) “결승 장소는?” “아직 미정입니다.” “유창혁 9단은 한동안 슬럼프였다지?” “최근에는 회복되었습니다. 이창호에게 1승을 거두었습니다.” 연초에 부인의 변사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유창혁은 반년 이상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백4는 최근에 동양3국 고수들이 자주 시도하는 실험적 인수. 상식적인 정석은 9의 자리에 두는 것이지만 실전의 백4는그나름의 묘미가 있다. 참고도1의 정석이 출현한다면 백이 A의 자리에 있는 것보다 실전쪽이 낫다. 백14는 행마의 틀. 참고도2의 백1은 무거운 착상이다. 흑2 이하 6으로 백이 답답하다./노승일·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