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12일] 동물의 습성과 IT의 결합

‘거위가 수만명을 살린다?’ 지난 1975년 중국에서는 평소 날지 않던 거위들이 날아다니는 이상한 모습이 발견됐다. 정책 당국자들은 이런 현상을 자연이 주는 경고로 여겨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강진이 일어났지만 수만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재해를 예측하는 동물의 예지력에 대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뱀ㆍ족제비 같은 동물들이 지진을 예측해 위험지역을 피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이와 달리 얼마 전 발생한 중국 쓰촨성 지진의 경우 예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6만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낳았다. 중국의 어느 과학자는 미흡한 조기예보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국은 지진경보 시스템 후진국’이라 혹평하기도 했다. 만약 거위와 같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동물들을 활용한 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대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지진예측을 사례로 들었지만 동물이나 곤충의 습성에 생명공학기술(BT)ㆍ정보기술(IT)의 옷을 입히면 우리 생활과 연계된 창의적인 기술개발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몇년 전 타임지가 최고 발명품으로 꼽았던 ‘스티키봇’은 유리벽을 수직으로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의 도마뱀 발바닥에 착안해 고안됐다고 한다. 또 미국의 한 연구소는 공중에서 빠른 방향전환이 가능한 파리의 특징을 닮은 비행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첨단기술과 동물ㆍ곤충의 습성을 접목한 기술을 로봇 산업, 하이브리드 산업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도 앞선 IT인프라를 바탕으로 동물의 습성과 첨단기술을 접목한다면 창의적인 기술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동차ㆍ반도체ㆍ휴대폰의 뒤를 이을 먹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이때 BT와 IT의 결합은 또 다른 열매를 맺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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