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21일] 외국자본 규제 신중하게 접근해야

외국자본의 과도한 국내유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자본의 과도한 유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와 선물환 포지션 한도의 추가 축소 등의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발표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외자유입에 대한 규제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은 지난해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를 폐지한 뒤 단기차익 실현에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이는 투기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원화강세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들어 국내채권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달 중순까지 59조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 5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자본의 유입은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것일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국채에 대한 외국자본의 수요 증가는 시중금리를 낮춰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정기 저리의 자본조달을 가능하게 한다. 문제는 단기간에 외국자본 유입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환율하락과 거품조장 등 부작용을 낳게 되고 일시에 유출이 일어날 경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을 비롯해 인도ㆍ대만 등 외국자본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외자에 대한 과세 등을 통해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최근 외국인 자본 통제에 대한 유용성을 인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과연 외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을 뿐 아니라 외자 유입 규제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환율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고 금융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과열현상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채권투자 원천징수제도를 폐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부활할 경우 대외신뢰성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 외자유입 규제의 득실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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