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일단 출발은 순조로운 모습이다. 대표 IT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ㆍLG필립스LCD 등이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흐름의 큰 축은 ‘미국 금리 인하 결정→ 달러 약세 가속화→ 신흥 시장 주도의 글로벌 증시 동반 강세’ 구도라고 판단된다. 이 같은 큰 흐름 내에서 단기적인 시장은 국내외 기업 실적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주도 국내외 기업 실적 발표 일정이 집중돼 있어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런데 시장의 영향력을 예측함에 있어 고민스러운 것은 미국과 국내 기업 실적의 엇갈림 구도라는 점이다. 미국 S&P 500 기업 3ㆍ4분기 실적의 경우 0.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의 3ㆍ4분기 영업 이익 증가율은 28.0%로 실적 호전이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실적 시즌 초반 발표되고 있는 국내외 기업 실적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주요 대표 IT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어 더 큰 실적 호전도 예상된다. 여기서 시장의 방향성이 어떤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의 호전된 실적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면 당연히 지수의 상승세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단기 시장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승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표 IT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국내 증시의 전체 방향성도 미국 증시에 동조화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렇다면 시장의 우려대로 미국 증시는 기업 실적 악화 우려를 반영해 일방적으로 하락할 것인가.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3ㆍ4분기 기업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시장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알려진 악재이다. 오히려 3ㆍ4분기 이후 미국 기업 실적 그림에 대해 시장의 초점이 맞추어질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럴 경우 미국 증시의 방향성도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S&P 500 4ㆍ4분기 기업 실적은 10.3%로 재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3ㆍ4분기 실적 부진 또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부분도 있지만 2006년 3ㆍ4분기에 급증했던 기저 효과도 일부 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기업 실적 결과치는 예상치 보다 좋게 나왔던 경험도 미국 증시의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게 한다. 참고로 이번 주 미국에서는 금융 및 대표 IT(인터넷 포함)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대거 발표되는데 ▦15일(미국 기준) 씨티 ▦16일 인텔ㆍIBMㆍ존슨앤존슨 ▦17일 야후ㆍ코카콜라ㆍ이베이 ▦18일 구글ㆍ샌디스크ㆍ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예정돼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