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44로 슬쩍 물러선 이 행마. 해설실의 박정상이 진작에 그려놓고 있던 예상의 수순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꼬리를 떼어주고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다. 흑45는 정수. 이것으로 상변에는 상당한 흑집이 확보되었다. 백의 그 다음 작전이 어렵다. 최철한은 좌하귀를 참고도1의 백1로 지킨 바 있다. 그렇게 지키면 하변은 통째로 백의 확정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흑이 2로 공격해올 때가 문제. 백은 3에서 5로 탈출해야 하는데 기다리고 있는 우군이 없다. 백1은 우군 치고는 너무 먼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우쥔쉰은 실전보의 백46으로 굳혔다. 상변쪽 백이 도주해올 경우에 얼른 연결을 도모할 작정이다. 참고도1에서 백3으로 도주하지 않고 참고도2의 백3으로 도주하는 구상을 한다면 그것은 하수의 감각이다. 백3, 5면 탈출은 가능하겠지만 흑6으로 한방 얻어맞으면 우변의 백진이 우그러지므로 밑지는 거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세돌은 즉시 흑47로 쳐들어갔다. 백48은 가장 공격적인 응수. 더욱 빈번하게 등장하는 절충은 백이 좌하귀를 철주(쌍점이라고 하는 굳힘)로 지키는 것이지만 지금은 백이 하변을 모두 차지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흑이 고민이다. 어떤 식으로 수습하는 것이 최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