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개방폭 크나 영화외엔 영향 적을듯정부가 27일 발표한 일본대중문화 3차개방 조치는 개방 폭은 상당히 넓지만 여러 제한 규정이 마련돼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가요공연이 전면 개방되고 영화와 비디오 시장의 문호가 더욱 넓어진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대해 박지원 문화부장관은 27일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민간연구기관 전문가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국내 문화산업에 미친 영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 문화상품이 일본에 본격 진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개방폭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피부로 가장 강하게 실감할 개방 분야는 대중가요 공연과 방송, 애니메이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가요의 경우 이번 조치로 전국 어디서나 일본대중가요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해당업계에서는 「일본어 가창음반」의 발매가 허용되지 않은 상황이라 일본 대중가수의 한국 진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방송 개방은 매체의 특성상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조치라고 할 수 있으나 안정장치가 마련돼 후유증을 극소화했다. 민간방송의 드라마나 쇼, 오락 프로그램이 이번 개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일본 저질문화의 안방 침투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화업계는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18미만 관람불가」 영화는 개방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일본 상업영화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국내시장 잠식효과가 예상외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올 상반기 일본영화 국내시장 점유율은 0.7%에서 11.6%로 대폭 늘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뿐만아니라 일본영화와도 힘겨운 흥행싸움을 벌이게 됐다』면서 『정부가 지난해 영화 「쉬리」 등 국내 영화의 성장세를 지나치게 낙관한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입력시간 2000/06/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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