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3월 5일] 동계 올림픽, 그 감동 속에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17일간의 감동 드라마를 연출한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국민 모두는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특히 그리도 간절히 원했던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은 세계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다시 쓰며 우리는 물론 세계인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당초 우리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10위가 목표였지만 이보다 많은 금메달 6개, 종합5위의 성적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단순히 결과만 놓고 보면 매우 우수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금메달 밭이라 할 수 있는 쇼트트랙에서 예상 밖으로 부진했던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많이 아쉽다. 물론 여자 3,000m 계주에서 보듯 다소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있었지만 코치가 귀국 후 밝힌 "일찌감치 앞서가 이런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는 소감처럼 중국 여자선수들이 보여준 분명히 앞서나가는 전략이 없었던 점이 무척 아쉽다. 태극전사들의 승전보 중 가장 주목할 것은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김연아 선수와 빙속 3총사 모태범ㆍ이상화ㆍ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이다.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은 워낙 확률이 높았으니 차치한다면 나머지 주인공은 당연히 빙속 3총사들이다. 이들 중 어떤 선수의 정보가 전혀 없어 애를 먹었다는 외신들의 보도를 보면 이것이 얼마나 뜻밖의 결과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 3총사의 금메달 수상 소식은 기적 중의 기적이다. 그동안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종목이기도 하지만 육상 100m에 해당하는 500m 종목을 남녀가 동시 석권한 것이 세계 최초이며 빙속 종목 중 최장거리인 1만m에서 우승한 것도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라고 한다. 그리고 빙속ㆍ쇼트ㆍ피겨 종목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나라도 우리나라가 최초다. 이같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한 결과는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도전한 무명의 태극전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기억 속에 아직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것은 "안 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슬펐다"고 한 어느 선수의 눈물 겨운 소감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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