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ㆍ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ㆍ대이란 제재조정관의 16일 방한에 맞춰 양국 간의 협의에 본격 돌입한다.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면 미국의 금융기관과는 거래할 수 없도록 한 국방수권법이 지난 1일 발효된 후 미국 정부 당국자가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우리가 국방수권법 발효에 따른 한미 간 협의 필요성을 제기해 아인혼 조정관이 방한하는 것"이라면서 "법 시행 전까지 다양한 외교채널에서 협의해 한미가 공통의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큰 만큼 6개월간의 법 시행 유예기간에 다양한 외교적 채널을 통해 이란과의 원유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는 막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정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협의를 이어가고 현재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포함해 다양한 외교적인 계기를 활용해 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비율을 일단 2010년 수준인 8.3%로 감축한 뒤 수입 대체선이 확보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이란산 원유 도입 물량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산 원유는 국내 수입 전체 물량에서 9.7%대를 차지한다. 하지만 석유 수입이 장기 계약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단기간에 급격히 수입 물량을 늘리거나 줄이기도 쉽지 않아 점진적인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황식 국무총리가 오는 18일까지 중동을 방문해 원유 수입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구조상 비율 조정은 기업이 선택해야 하는 일인 만큼 이란산 원유 감축의 필요성을 기업에 설명하고 감축한 물량을 다른 곳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