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訪美] 盧-부시 코드 잘 맞을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과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을까. 북한 핵 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이뤄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지도자간 `말이 통할지`는 개별 사안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는지 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청와대 외교안보보좌관은 얼마 전 `청와대 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연세가 똑 같으며, 통치스타일도 실용적이고 실무적으로 비슷해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코드`가 같고 미국식으로 표현하면 `케미스트리(화학)`가 맞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 바 있다. 두 정상의 업무 추진 스타일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기득권 층의 반대에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강조해 왔다. 9ㆍ11 사태이후 부시 대통령도 민주당 등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위 `테러와의 전쟁`을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은 닮은 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노 대통령이 넉넉치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렵게 공부한 반면 부시 대통령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수시로 유명 정치인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정치인이 되기 전 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반면, 부시 대통령은 에너지 기업의 간부, 메이저리그 야구팀의 구단주를 거쳤다. 서민적 성장배경이 노 대통령을 진보적으로 만들었다면, 유복한 성장환경은 부시 대통령을 보수적으로 만들었다는 분석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노 대통령은 줄곧 비주류의 길을 걸어 온 반면, 부시 대통령은 언제나 주류에 포함돼 있었다. 물론 성장배경이 다르고 정치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코드`를 맞출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반 보좌관의 언급은 스타일이 맞으면 성향이 달라도 `코드`를 맞출 수 있다고 기대하는 듯하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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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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