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버산업/2000년 12조원대 황금알시장/국내 현황과 전망

◎타운건설­대기업 속속 참여 본격 성장세로/상품개발­주로 건강·여행관련 걸음마단계/경로우대·연금상품 봇물… 전문잡지도 나와 2000년 이후 우리나라도 선진 외국 처럼 실버층이 확실한 구매집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민간기업들이 잇따라 실버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실버산업과 관련,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연간시장 규모는 현재의 7조원에서 2000년에는 1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서울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 5백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단독생활이 가능한 실버주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민간기업들이 실버용품이나 실버타운 등과 같은 실버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있으나 일부 선발기업이나 종교단체들은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효도상품」임을 내세워 파고드는 분양전략을 세우고 있다.  갈수록 노령인구가 늘고 구매력이 커지면서 실버산업도 터를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개발붐을 타고 있는 실버타운을 비롯, 실버상품·실버여행·실버금융상품·실버잡지 등 다양한 형태의 실버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유료양로원 및 요양원, 유료노인주택 등 실버타운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전국14개소. 지역별로는 경기와 강원지역에 5개소씩이 집중돼 있고 충남과 경남 등지에 분포돼 있다.  건설중이거나 개발계획이 진행중인 실버타운도 서울 신당동 「서울실버타운」과 부산의 「흰돌실버타운」을 비롯 전국 20여개소에 이른다. 운영주체는 그동안 사회복지재단이나 학교·종교단체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대기업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선경그룹 등 대기업들이 99년 개원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과 충남 아산시, 분당 인근에 건설중인 실버타운은 입주 보증금(1인 기준)이 7천만원∼2억5천만원에, 월 생활비는 무료에서 60만원까지로 기존의 실버타운에 비해 비싸다. 개인방과 부대시설이 골고루 갖춰진 호텔식이 대부분이고 세대가 완전히 독립된 콘도형 노인주택도 있다. 이들 실버타운에는 식당·의료·휴게시설과 함께 퍼블릭 골프장 등 스포츠와 레저시설 등을 갖추고 다양한 교육·여가선용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통 노인들이 실버타운 생활을 고려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 또한 실버타운 입주를 꺼리는 자녀들이 많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의료 및 스포츠 레저시설, 부대서비스, 교통편의, 입주조건 등을 다각적으로 따져보고 자식들과 상의해 알맞은 곳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90년대 들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실버타운과는 달리 실버상품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 시중에 나와있는 실버상품은 대개 노인의 질병치료, 간병, 건강유지와 관련한 품목이 주류를 이룬다. 몸이 불편한 노인을 고안된 목욕의자와 욕조, 배변용품, 노인용 기저귀, 특수침대, 주방용품을 비롯해 욕창방지용 특수쿠션, 중풍·치매 노인을 위한 기저귀와 속옷 등이 있을 뿐이다.  또 휠체어 보행기 물리치료기 등 각종 재활치료 장비와 관절보호대, 혈압·염분·혈당 측정기, 전기안마기, 찜질팩 등도 인기다. 최근엔 미끄럼 방지용 노인양말과 슬리퍼, 물없이 사용하는 샴푸와 목욕용크림, 치매노인 무단외출 방지기 등 아이디어 상품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실버상품 1호 생산업체로 꼽히는 「실버스핸드」 장여훈 회장은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 구매력이 미약하고 노인용품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 간병 및 건강용품에 국한 돼 있으나 매출이 10% 이상씩 신장하는 등 사업전망이 밝아 신제품 개발과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60대 이상 노인을 겨냥한 실버여행 상품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나래투어는 1주일 정도 선진외국의 실버타운과 각종 노인복지시설을 둘러보며 미래설계와 관광을 겸하는 「전문실버여행」이 은퇴한 60대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나래투어는 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호주·뉴질랜드의 실버타운 입소노인들의 생활상과 실버타운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한편 관광을 하면서 앞으로 노후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테마여행으로 육성하고 있다.  실버금융상품도 다양하다. 각 은행들은 차세대 실버인생인 50대들을 겨냥, 「경로우대」 「실버」 「어르신」 등의 이름을 내건 정기예·적금과 노후생활 연금신탁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은행들은 노인대학 무료진학, 취미활동 및 여행지원, 건강진단 등 각종 부가서비스도 재공하면서 차세대 실버인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외국에선 은행들이 실버타운 입소노인 유치에 혈안이 돼있다.  이와함께 지난해 12월부터는 실버세대를 위한 전문잡지까지 등장했다. 월간 「골든에이지」가 바로 그것. 도서출판 실버세대는 기존의 무기력하고 의존적인 노인상에서 벗어나 활기찬 노인상을 구현하고 다양한 실버정보를 재공한다는 것을 목표로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다.<신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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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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