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 '파티 마케팅'<br>갈라쇼·힙합공연등 다채
지난달 24일 오후 8시 서울 청담동의 뮤(Mue) 매장에는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평소 음식과 관련한 적극적인 온라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20~30대 여성 블로거들로 이날 파리바게뜨가 개최한 '한여름 밤의 디저트 파티'에 초청된 것. 행사장 곳곳에는 파리바게뜨의 제품 디자인을 본 따 만든 일러스트 장식이 설치돼 달콤한 파티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날 함께 열린 드로잉쇼는 강렬한 음악에 맞춘 손짓으로 한 폭의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내며 파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날 파티에 참가한 김영주(28)씨는 "마치 VIP가 된듯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젊은 감각을 잘 살린 파티를 통해 파리바게뜨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객을 즐겁게 하라'. 국내 식품ㆍ유통업계에 '파티(Party)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파티를 통해 불황 속 소비자의 얼어붙은 감성을 자극하며 매출 증대는 물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 일부 VIP고객에만 한정했던 파티의 주인공이 모든 잠재 고객으로 확산되는 한편 행사 내용도 캠핑, 뮤지컬, 클럽 DJ쇼 등으로 새롭게 진화해가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온라인 고객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주부 고객 200명을 호텔로 초대해 고객감동 파티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청정원 제품 소개와 요리비법 공개에 이어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갈라쇼가 펼쳐져 주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청정원의 모델로 활동 중인 가수 이효리가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파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주류수입업체 수석무역은 25~35세 미혼 남녀에게 1박 2일간 무료로 파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J&B 제트카 파티 스캔들'을 실시하고 있다. 신청을 통해 최종 선발된 6명의 고객은 무료로 머리손질과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은 뒤 바(Bar)로 개조된 캠핑카를 타고 경기도 양평의 펜션으로 이동해 바비큐 파티와 칵테일 파티, 댄스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도미노피자는 최대 30판 가량의 피자를 만들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된 '피자 파티카'를 운영하며 직접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도 파티 열풍은 뜨겁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 잠실 롯데월드를 통째로 빌려 밤 11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4시 30분까지 '롯데월드 나이트 파티'를 열었다.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열린 이번 행사는 1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참가해 놀이기구와 힙합 공연, 개그 콘서트 등을 함께 즐기며 파티가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이에 앞선 지난달 11일과 12일 이틀간 유명 클럽 DJ쇼와 댄스 경연대회 등의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 '펀&크레이지 파티 페스티벌'를 진행해 젊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무역센터점과 신촌점, 미아점, 천호점에서 잇달아 '나이트 파티'를 열고 밤 늦은 시간까지 매장 곳곳에서 고객들과 함께 다채로운 이벤트를 펼쳤다.
무역센터점은 행사기간 하루 동안에만 평소보다 40% 가량 늘어난 3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렸으며 신촌점도 방문 고객수가 50%나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은 올 하반기에도 주요 점포별로 나이트 파티를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고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파티 마케팅'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키워드로 새로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성향에 맞춰 좀 더 이색적인 파티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