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막대한 천연가스가 세계시장에 풀리면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혁명적인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셰일가스의 경우 확인 매장량만 따져도 인류가 60년을 쓸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세계에너지기구는 2035년까지 전세계 가스 소비가 약 50% 늘어나고 전체 에너지 소비의 25%를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과학기술자들을 만나 "세계의 에너지 판도가 많이 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도 천연가스의 파괴력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가스 수입국인 한국으로서는 미국산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도입한다면 에너지 비용 절감은 물론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 우선적으로 수출한다는 방침이어서 무엇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도입선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 천연가스는 물류비용 등을 감안해도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가격인 14달러보다 평균 30%가량 낮다고 하니 유가 변동에만 한숨짓는 우리로서는 기대를 걸 만하다.
천연가스 열풍에 맞춰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벌써부터 LNG를 연료로 쓰는 대형선박 수주가 몰려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한 장비와 수송시설ㆍ보관설비 등은 우리에게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천연가스 개발 확대를 겨냥해 기계장비 및 플랜트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다 싼값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기존의 에너지안보정책도 전면적으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