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재원 없이 더 만들라는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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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고속성장을 이루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게 됐으며 곧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속성장에도 명암이 있다. 제한된 자원을 가진 우리는 분배보다 성장을 중요시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결과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 대도시권에 비해 비도시권은 낙후되며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다. 이에 따라 지역 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시도된 다양한 정책 가운데 도로·철도 등 각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기반시설 확충은 가장 시급했다.


추가 건설 요구 늘지만 예산확보 난항

경부고속도로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1970년 이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통행시간은 15시간 이상이 소요됐지만 개통 후에는 5시간으로 단축됐다. 이 같은 주행시간과 물류비용의 획기적인 감소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줬으며 전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토대가 됐다.

교통 인프라 확충이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고속도로의 추가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강원 남부지역은 석탄 대체산업 발굴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열악한 교통망 등 사회기반시설이 절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속도로 추가 건설 요구는 늘어만 가지만 문제는 충분한 재원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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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사회복지 차원의 과도한 통행료 감면 등도 고속도로 건설재원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건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 확보를 위한 유지·관리다. 도로 연장 증가, 물가상승 등으로 안전관리를 위한 필요 투자액은 매년 늘고 있다. 특히 경부선·호남선 등 30년 이상 된 노후노선 증가는 고속도로 안전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포장·교량·터널 등의 안전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수백조원에 이르는 공공기관 부채감축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고속도로 건설계획 변경 혹은 연기, 유지관리비 축소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안전과 관련된 예산은 더욱더 그러하다.

정부차원 재정지원 검토해야

고속도로 건설· 유지 관리기관은 경상경비 절감, 자산매각 등 여러 자구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고속도로 기능 유지를 위한 재원확보에 역부족이라 부채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등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국토 균형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시발점이 됐듯이 앞으로 건설될 고속도로는 균형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다.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서비스 제공도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고속도로 건설과 안전투자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 같은 사회적 수용성 확보는 물론 충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가 정책지원을 통한 재원확보 방안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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