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진급 인사 비리의혹이 불거진 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반려된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육군 수뇌부 쪽으로 확대되고 있는 군 검찰 수사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5일 "남 총장이 주한미군 초청 만찬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오후 상경했다가 유효일 국방차관, 박주범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만나 군 검찰 수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 총장은 이 자리에서 육본 인사참모부 소속의 영관급 장교 2명이 특정인의 진급을 돕기 위해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최근 구속된 데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참모부 소속의 C중령이 `유력경쟁자 현황자료'를 준비한 것은 관행적으로이뤄진 것으로 진급자 사전내정 의혹과 무관하며 음주측정 거부 기록을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군 검찰의 발표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남 총장은 "문제의 진급자가 구속을 포함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데다가음주측정치가 남아있는 점으로 미뤄 음주측정 거부 기록은 잘못 기재된 것으로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판단했다"며 기록 고의 누락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 총장은 부하들이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현역 장교인데도 인사기록 오기나 행정착오 등을 문제삼아 구속한 것은 군 검찰의 권한 남용인 만큼 법정에서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또 언론에 보도된 육군 수뇌부에 대한 계좌추적설과 관련해 "박 법무관리관이 `사실과 다르다. 계좌추적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않았다'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남 총장이 군 수사 방해나 항명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도 국방차관을 직접 만난 것은 군 검찰의 수사 장기화로 장성들이 동요하는 현실을 육군 수장으로서마냥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기 위한 의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남 총장이 국방차관과 법무관리관을 만난 것은 사실이나 수사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피력하지는 않았다. 다만 `수사과정을 지켜보다가 필요하다면 법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은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남 총장은 건군 이래 최초로 육본 인사참모부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군 장성들이부정한 방법으로 진급한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25일 전역지원 의사를 전격 피력했다가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반려됐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