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동십자각] 삼류서어비스@일류시설.캐리비안베이

禹源河증권부차장용인에 있는「캐리비안 베이」라는 물놀이 공원에 가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스페인 풍으로 지어진 입구 건물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잘 차려 입은 종업원들의 인사가 정답다. 그리고 얇은 플라스틱 밴드에 바 코드로 돈을 낸만큼 금액을 입력시킨 전자화폐를 손목에 차고 편리하게 공원내에서 이용하는 시스템에 감탄이 절로난다. 이곳이 삼성그룹 계열임을 상기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인공파도풀, 굽이치는 유수풀, 그리고 튜브 라이더, 워터 봅 슬레이더, 서핑라이더 등 각종 최첨단의 물놀이 시설은 어른들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입장료(성인 2만원, 어린이 1만3,000원)가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그렇지만 좋은 시설이 좋은 공원은 아니다. 빌 게이츠가 최근 출간한 「생각의 속도(원제 BUSINESS @ THE SPEED OF THOUGHT)」의 한 대목을 인용해 보자. 『정보의 흐름은 기업의 생명줄이다. …중략…우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고객은 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들이 바라는 개선사항은? 그들은 제품에 어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기를 원하는가?』 빌 게이츠의 질문은 계속되지만 캐리비안베이는 우선 앞에 인용한 질문에 답할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 옷 보관함은 500원짜리 동전 두개를 넣어야 이용이 가능하다. 다시 열면 동전은 반환되지만 동전을 구하기 위한 전쟁은 필수다. 캐리비안 베이에서는 구명조끼가 필수다. 그 구명조끼는 공원 내 가장 구석진 곳까지 맨발로 걸어가서 3,000원의 대여로와 3,000원의 보증금을 내고서야 얻어 입을 수 있다. 집에 갈때 보증금을 찾기위해 다시 그곳에 가 줄을 서야 한다. 동전 두닢 때문에 사람들은 열쇠를 가져가지 않고 3,000원때문에 구명조끼를 아무데나 방치하는 무질서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 장치다. 물놀이의 특징은 자주 앉거나 누워서 쉬는 것이다. 돗자리 반입은 불허된다. 유일한 누울 자리인 1인용 긴의자엔 4,000원의 대여료에 1,000원의 보증금이 붙는다. 고객의 불편과 불쾌함은 도처에서 증폭된다.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락이나 음료수 반입은 철저히 제한되며 자기들이 파는 음식물만 먹을 수 있다. 입구에서는 엄마들의 핸드백마저 샅샅이 수색한다. 그러나 휴일에 핫도그 하나를 사려면 15분 이상 뙤약볕에서 줄을 서야한다. 커피는 한잔에 1,500원짜리와 2,500원짜리가 있으나 일요일엔 1,500원짜리는 안판다고 한다. 양심과 질서 의식이 1,000원이나 3,000원짜리로 평가되는 고객들에게 2,500원 짜리 커피는 너무 과분하지 않은가. 턱없이 부족해 지옥과도 같은 탈의실과 사워장은 환상적인 하루의 마지막 통과의례다. 사족(蛇足):입장권 판매소에는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표시가 없었다. WH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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