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바람 잘 날 없는 소상공인연합회

설립 전부터 계파 갈려 주도권 싸움

2월 회장선거 앞두고 소송전까지

'소상공인 권익 증진' 취지는 뒷전

박대춘

최승재

소상공인의 권익을 위해 지난 5월 정부 설립허가를 받고 법정단체로 공식출범한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가 다음달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내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상호비방, 폭로전을 넘어 소송전으로 과열되는 양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대춘 연합회 공동회장(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중소기업청에 대해 직무유기 관련 형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중기청이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 32곳 가운데 적격단체 20곳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자격을 갖추려면 임원과 회원 등 구성원 100%가 소상공인으로 이뤄져 9개 이상 시·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상공인 단체가 20곳 이상 있어야 한다. 박 회장 측은 "현재 단체들 가운데 적격 단체가 아닌 곳이 포함돼있다면 연합회가 지속하는 동안 언젠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20개 적격 단체가 어디인지 공개하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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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 회장 측은 "여러 단체 가운데 단 1명이라도 소상공인이 아니면 적격단체가 아니라는 소리인데 중기청에서 연합회의 빠른 출범을 위해 편의를 봐준 것을 굳이 이제 와서 들춰내려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연합회에 근간을 흔들려는 행위"라고 박회장쪽을 비판했다.

오는 2월 연합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소송전도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선거장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긴급 이사회에 총 16명의 이사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긴급이사회에 대한 지난 26일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는 최 회장 측 이사 8명만 참석하고 박 회장 측은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2월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권오금 부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과반수 이상 요건을 충족했다"며 "선거 관련한 법률적인 검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임시총회 역시 소상공인 권익을 위한 논의는 뒷전인 채 이전투구가 벌어진 바 있다. 총회 시작부터 한 회원은 A 수석 부회장의 부정행위를 언급하며, 임원해임을 긴급 안건으로 건의했다. 이후 추가로 2건의 해임, 제명에 대한 건의가 이어졌고 회의 도중 10명이 자리를 떴다. 권오금 부회장은 회의 막판 "역시 오늘도 끼리끼리 편을 나누는 분위기는 여전하고 힘을 합쳐 함께 해보자는 사람이 없다"며 "이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부회장 자리를 사임하고, 돌아가 차양산업협회 긴급 이사회를 열어 소상공인연합회에 회원도 탈퇴할지 정해겠다"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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