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엄마' 박현순 공동선두
이정은과 함께 5언더… 박세리는 1타차 3위
박세리가 4일 ADT·CAPS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4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볼의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임신 6개월의 ‘아줌마 골퍼’ 박현순(32ㆍ카스코)이 퍼터 때문에 울고 웃으며 공동 선두에 나섰다. 박세리(27ㆍCJ)는 마지막 홀 보기 때문에 1타차 공동 3위를 기록했다.
4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ㆍ6,368야드)에서 개막된 올 시즌 국내 여자 골프계 최종전인 ADTㆍCAPS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총상금 3억원).
박현순은 이 날 5언더파 67타를 기록, 프로 2년차인 이정은(19)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박현순의 플레이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홀을 파로 무난히 마쳤으나 홀 아웃 직후 클럽이 규정개수를 1개 초과해 모두 15개인 것을 발견한 것. 전날 프로암에 동반 플레이했던 아마추어 골퍼의 퍼터가 들어 있었다. 프로암 경기 때 캐디가 잘못 넣었던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
2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동반 경기자들에게 자진신고하면서 2벌타를 받은 박현순은 스코어 카드를 더블보기로 고쳐 경기 흐름이 끊기는 듯 했다.
그러나 “버디 2개만 해서 벌타를 없애자”고 마음 편하게 임한 덕인지 퍼트 호조에 힘입어 줄버디 행진을 펼쳤다. 4, 5번홀에 이어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홀 연속 1타씩 줄였고 15, 17번홀에서도 각각 버디를 낚았다.
박현순의 줄버디 행진 원동력은 절정의 퍼트 감각.
5번홀에서는 8m짜리가 홀에 떨어졌고 15번홀에서는 2m 내리막의 만만치 않은 라이를 타고 볼이 홀에 빨려 들었다. 18홀 총 퍼트 수는 28개, 1퍼트만 9개였다.
16번홀에서 약 40cm쯤 되는 짧은 파 퍼트를 남긴 뒤 먼저 홀 아웃하려다 퍼터 그립이 땀 때문에 돌아가버려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현순은 이로써 지난 2001년 파라다이스 여자오픈 우승으로 통산 6승을 올린 지 3년 만에 승수 추가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박세리는 17번홀까지 5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1타차 공동 3위로 내려 앉았다.
박세리는 이날 샷 감각이 대체로 안정됐으나 퍼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전하는 듯 했다.
특히 파5의 8번홀에서는 세컨 샷으로 그린 에지에 볼을 올리고도 퍼팅을 3번 하면서 파에 그쳐 안타까움을 샀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6개와 보기2개를 기록했다.
박세리와 함께 아마추어 최나연(대원외고 1), 일본 LPGA투어 멤버인 한지연 등이 4언더파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올 시즌 상금왕을 확정 짓고 신인왕과 대상까지 노리고 있는 국내파 주자 송보배(20ㆍ슈페리어)는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4-11-04 1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