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국에 황사 '비상령'

전국에 황사(黃砂) 비상이 걸렸다.7일 서울·경기지역 상공에 싯누런 띠를 형성하며 몰려온 황사 때문에 병·의원에는 재채기와 전신근육통을 동반한 호흡기질환이나 습진 등 피부염과 눈병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2~3배나 늘었다. 건조한 날씨가 50여일째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먼지에 의한 질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의원뿐만 아니라 각급 종합병원 내과에도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지난달부터 감기 환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문의들이 점심식사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대학병원 역시 의사 1명이 반나절동안 50~60여명의 환자를 돌보는 관계로 의료진들이 파김치가 되다시피하고 있다. 어린이의 경우 피부의 보호막이 떨어져 나가는 각질과 마른버짐, 태열(아토피성피부염)을 호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고, 직장인들은 황사때문에 눈에 이물감을 느끼는 안구건조증과 목이 따끔거리는 증세를 호소하며 병·의원을 많이 찾고 있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유호주 교수는 『계절병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건조한 날씨와 일교차가 심해 인체의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감기는 손발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개인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口蹄疫)의 오염원으로 황사가 지목되면서 축산농가에도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위원회는 이날 전국에 걸쳐 황사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운동장이나 방목장에 있는 가축은 축사안으로 대피시키고 축사의 창과 출입문을 닫아 외부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라는 내용의 「관리수칙」을 시·군과 농업기술센터, 농·축협 등에 시달했다. 위원회는 또 노지에 쌓아둔 건초·볏짚 등도 가축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닐이나 천막·차광그물로 덮고 황사가 지나가면 축사주변·건물내외부·방목장 사료통 등을 물로 씻은 뒤 소독하고 가축이 황사에 노출됐을 때에도 물로 씻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달에 2~3차례 황사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고비사막에서 발생, 중국 베이징 시내를 황톳가루로 뒤덮으며 항공기 결항을 초래하는 등 피해를 입힌 대규모 황사의 일부가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을 타고 이동, 서울과 인천·동두천·강화도·철원·동해 등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 황사가 발생한 지역의 가시거리는 4∼10㎞에 머물렀으며 8일 오전중으로 소멸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에는 규소와 알루미늄·철 등 중금속 성분이 섞여 있는 것은 물론 발원지역의 각종 오염물질도 함께 날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황사발생 기간중에 호흡기 장애나 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노출이나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력시간 2000/04/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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