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백악관 테러 액션물 승자는

'올림퍼스 함락되다' '백악관 무너지다'

백악관을 점령한 테러리스트들을 단신으로 박멸하고 위험에 처한 대통령을 구출하는 비밀경호원의 우국충정을 그린 똑같은 내용의 액션 스릴러 두 편이 3개월 차이로 개봉된다.

선수를 친 영화는 지난달 22일 개봉된 '올림퍼스 함락되다'. 강(한국계 릭 윤)이 이끄는 북한인(요즘 미국영화에 나쁜 나라로 북한이 인기 있다)들로 구성된 테러리스트들이 백악관을 점령하고 대통령(아론 에카르트)을 인질로 잡자 전직 대통령 경호원(제라드 버틀러)이 혼자 잠입해 처단하고 대통령과 미국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오는 6월28일에는 블록버스터 감독 롤랜드 에머릭이 만든 '백악관 무너지다'가 개봉된다. 미국인 극렬분자들이 백악관을 점령하자 젊은 비밀 경호원(채닝 테이텀)이 단신으로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싸우면서 위기에서 대통령(제이미 팍스)을 구한다는 얘기다.

흔히 비슷한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면 둘 중 하나는 흥행 다툼에서 고배를 마신다. 과거의 경우 지난 2004년 '트로이' 개봉 후 6개월 만에 개봉된 올리버 스톤의 대하역사극 '알렉산더'가 흥행서 참패했다. 2006년에는 작가 트루만 캐포티의 삶을 다룬 '인퍼머스'가 개봉됐지만 이보다 한 해 전에 주연배우 필립 시모어 하프만이 오스카상을 받고 흥행서도 성공한 '캐포티' 때문에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처럼 두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나오면 먼저 개봉된 것이 흥행서 이기게 마련이다.


영화사들은 같은 내용의 영화가 비슷한 때에 개봉되는 것을 꺼리지만 때론 서로 상대방에게 꿀리는 모습을 안 보이려고 위험을 감수하고 제작을 진행한다. 위의 두 편의 영화도 같은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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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는 모두 9.11사건 이후 미국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한 곳이 없다'는 시대정신을 건드렸다는 점이 관심사이지만 그것이 바로 흥행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두 영화의 배급사 중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것은 소니다. '올림퍼스 함락되다'가 빅히트를 할 경우(개봉 첫 주말 3,000만 달러를 벌어 빅히트할 조짐) '백악관 무너지다'는 관객들로부터 "또 다른 백악관 영화"로 따돌림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올림퍼스 함락되다'가 실패하더라도 관객들이 백악관 액션 스릴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소니는 지금 어떻게 해서든 자기 영화와 '올림퍼스 함락되다'와의 간격을 넓게 잡으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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