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DMA 이렇게 키운다/김창곤 정보통신부 기술심의관(기고)

◎기술적 우위 발판/세계 통신시장서/우리 브랜드 심어야/반도체 버금가는/수출 주력상품으로/정부서도 적극 지원드디어 우리나라의 CDMA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2백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미국 스프린트사에 CDMA단말기를 수출하고 LG정보통신도 아메리텍에 CDMA단말기를 대량 수출키로 했다. CDMA의 상용화 정책을 주관했던 실무책임자로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과 2년전만 해도 거의 모든 이동통신장비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했던 우리의 이동통신기술이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했다. 세계 최초로 CDMA 상용서비스를 개시한지 불과 17개월만에 이룩한 놀라운 성과다. 정부와 업계가 공조한 CDMA기술 개발사업은 말도 많았다. 『입증된 기술이 아니다』 『위험부담이 너무크다』라는 등 수많은 회의론과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 TDMA방식과의 복수표준화 등 논란도 많았다. 그러나 CDMA 가입자 2백만명 돌파로 이같은 불신과 우려는 말끔히 해소됐다. 우리의 도전을 지켜보던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가가 CDMA방식을 국가 표준방식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싱가폴에서는 모토롤러·루슨트·노텔 등 세계 유수기업이 차세대이동통신 기술로 CDMA를 채택, 표준화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우리가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과감하게 CDMA를 선택한 우리의 판단은 옳았다. 그러나 오늘의 성공에 만족해서는 결코 안된다. 미·일·가 등 우리보다 기술력과 자금력에서 앞선 나라들이 CDMA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찰나의 성공이 언제 추월당할지 모른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여 또 다른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첫째, 이동전화·PCS(개인휴대통신)장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ASIC화를 통해 장비의 소형경량화를 추진하고 생산원가를 낮춰야 한다. 데이터·영상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능의 다양화도 추구해야 한다. 핵심칩과 부품의 자립도 제고 역시 중요하다. 정부는 핵심부품 개발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출연연구소를 통해 기반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등 업계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방침이다. 둘째, CDMA기술 종주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선 CDMA이동전화기술을 PCS, WLL(무선가입자망), 차세대 이동통신 IMT­2000 등 다양한 이동통신분야에 접목,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PCS 및 WLL기술은 관련업체들이, 차세대이동통신 분야는 정부출연 연구소와 국내외 93개 업체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들이 상호연계성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산학연간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CDMA에 대한 우리의 도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술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우리의 브랜드를 확고하게 심어줘야 한다. 아직은 CDMA 생산업체가 제한돼 있다. 때문에 지금이 세계시장에 우리 브랜드를 심을 수 있는 최적기라는 인식을 갖고 해외시장 공략에 충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정보통신 해외진출지원협의회를 중심으로 필요한 자금과 기술, 제도 및 외교적 지원 등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다. CDMA 산업은 이제 태동기다. 현재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불과 5개국이 CDMA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험서비스까지 포함하면 세계 25개국이 CDMA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뒤따를 전망이다. 노력여하에 따라서 세계시장은 우리것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정부도 CDMA를 반도체 이상가는 수출 주력상품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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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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