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18조치 금융시장 시큰둥

채권안정기금등 조기가시화.실효성싸고 불안감정부의 「9.18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관망」으로 나타났다. 20일 주식시장은 개장 초반 한때 주가가 지난 주말보다 14.36포인트까지 오르며 940선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1.64포인트 떨어진 923.56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이는 불안정한 장세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는 결국 지난 주말보다 8.68포인트 오른 933.8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으나 거래량이 2억3,485만주에 불과, 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에 대해 시큰둥하게 「관망」하는 반응을 보였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날 주가가 소폭 상승한 것은 9.18조치의 「약발」 때문이라기보다는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미국과 일본 증시의 동반상승, 제일은행 매각협상 타결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회사채가 보합세를 보였으며 3년 만기 국공채는 오히려 0.01%포인트 올랐다. 지난주처럼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일부 투신사들이 매각손실을 감수하고라도 투매하는 현상은 없었지만 소량의 국고채 외에는 거래가 거의 없어 채권시장이 여전히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신사 환매 역시 크게 줄어들지 않아 투자자들은 시장안정대책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탁액은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8조9,752억원 감소했으며 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이 발표된 18일에도 2,457억원이 빠져나갔다. 금융당국의 특단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는 것은 지금 당장 가시화할 수 있는 대책이 별로 없는데다 채권시장안정기금 설립,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주식형 전환, 클린펀드인 신종MMF 도입 등에는 모두 시간이 걸리고 시행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기금 설립에 대해 보험사들이 일단 출연거부의 입장을 보이는 데서도 보듯 은행 및 보험의 재원 갹출이 정부 의도대로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특히 투신권에 대한 유동성 지원의 일환으로 제시된 은행의 회사채 매입 및 RP지원의 실효성에도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투신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들은 이미 한번쯤 거론됐던 사항인 만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투신사 수신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가시화해 실제 신규자금이 유입돼야 비로소 시장이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증권업계는 특히 대우채권 등 수익증권에 대한 손실부담 주체가 아직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투신사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시나리오가 아직 안개 속에 있다는 점도 시장반응을 관망으로 묶어놓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대한 예측이 선행돼야 액션이 나올 텐데 지난 18일 발표된 정부의 대책을 보면 아직도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면서 『업계는 어쩌면 2차 금융시장안정대책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와 투신업계는 현재 부실투신사 문제는 시장의 잠재적 악재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처리원칙이 정리돼야 하며 대우그룹 워크아웃에 따른 일정한 성과도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신권은 또한 한국은행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투신권에서 보유하고 있는 통안채와 국공채를 발행금리로 매입해야 하며 무기명 장기채 및 비실명 수익증권 판매 허용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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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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