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플레이션 우려에 日 소비증가 '기현상'

"물건값 더 오르기전 사자" 1분기 가계지출 0.8%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줄어 소비를 줄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물가가 하락하는 장기 디플레이션 속에 살아온 일본의 와타나베 아저씨와 아줌마들, 즉 평범한 소비자들은 올들어 지갑을 활짝 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 물건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사자’는 심리가 만연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쿄 중심가의 한 백화점에서는 지난달에 도자기류와 유리그릇이 한해전보다 30%나 더 팔렸다는 것. 이 같은 분위기로 일본 가계의 소비지출이 지난 1ㆍ4분기에 0.8%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소비자들이 예금ㆍ투자액의 일부를 인출해 일본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일본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올해 일본 경제가 경기둔화를 피하게 할 정도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일본의 가계지출(소비)는 1,500조엔(14조달러)에 이른다. 1990년대말에 미국이 일본에게 장기침체를 탈피하는 방법으로 인플레이션 충격 요법을 채택하라고 충고한 바 있으며, 그 해법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물가가 향후 12개월 동안 7% 가량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에선 올들어 유가가 12% 상승하는 것을 비롯해 10년만에 처음으로 물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싱가포르 헤지펀드사인 탄탈론 리서치의 제스퍼 콜 일본 담당 매니저는 “일본인들이 지갑을 열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1.4%로 미국의 성장률 0.5%의 세 배에 달할 전망이다. 맥커리 그룹의 리차드 제롬 이코노미스트는 “1ㆍ4분기의 소비 급등은 소비자 신뢰도가 지난 2002년 말 이래 최악을 기록하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더 신뢰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쿄 니폰리서치 연구소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44%가 음식,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 소비를 줄일 계획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와타나베들도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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