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자금이탈 가속… 경착륙 우려가 현실로

시리체제 성장둔화 용인에 투자자 불안… 탈증시 부추겨<br>"위험 낮추려면 4조위안 필요"

중국의 출구전략에 맞춰 자산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제조업 성장둔화, 신용경색, 성장률 하락전망, 자금이탈이라는 시그널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지난 18주 가운데 16주 동안 중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5일까지 개장일 기준으로 5일간은 8억3,4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2008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WSJ는 이러한 자금유출 규모는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시리체제(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새 지도부가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며 성장둔화를 용인하는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는 의미다. 청위쿤 소시에테제네랄 선임 금리전략가는 "중국 증시의 자금이탈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성장전망을 비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WSJ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정책도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성장둔화로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이를 용인할 기색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최근 중국 정부가 그림자금융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용경색은 큰 그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 큰 문제는 날고 있는 경제의 속도를 늦추려다가 자칫 경제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제롬레비포캐스팅센터의 데이비드 레비 회장도 최근 낸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는 성장의 속도를 늦춰 감속할 수 있는 기차가 아니라 조종사가 속도를 늦추면 실속 속도가 떨어져 추락하는 점보제트기"라며 "투자에서 내수로 성장의 연료를 바꾸기 위해 신용조절에 나섰지만 자칫 기존 성장연료인 투자를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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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콩 소재 마르코폴로퓨어애셋매니지먼트의 애런 보에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아마겟돈 상황에서 자산가치가 매겨지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 중국 자산을 더 버리는 것은 어리석다"고 밝혔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엥글 뉴욕대 교수는 "중국 경제의 체계적인 위험을 낮추려면 미국이 투입했던 4조위안은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엥글 교수는 중국국제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경제체계적 위험이 높은 나라가 일본이고 다음이 미국과 중국 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엥글 교수는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가 부동산 업체와 연계되고 부동산 업체의 채무는 다시 은행의 악성채무가 되고 있다"며 "경제거품을 감추고 싶어하는 중국 정부가 은행 뒤에 버티고 있어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중국 은행의 대출은 일본이나 유럽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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