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흔들리는 글로벌 시장/금융시장 방화벽 만든다] 글로벌 악재에 바닥 예측 어려워 유럽 정책공조 여부 확인 후 대응을

유럽 금융위기 막기 위한 정책대응 확인이 우선


업친데 덥친 격으로 글로벌 악재가 쏟아지며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속에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경기 둔화 우려까지 확산되며 코스피지수는 1,800선마저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며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유럽의 정책공조 여부를 지켜본 다음 대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38포인트(2.80%) 급락한 1,783.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18일 1,782.4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로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인 1,776.85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의 실업률 상승 등 주요 경기지표 부진과 중국의 제조업지수 악화 등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 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645억원 어치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이어간 것을 비롯해 개인과 기관도 각각 1,430억원, 920억원 순매도하며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다만 6,726억원의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오며 추가적인 증시 하락을 막았다.


업종별로는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통신업(1.19%)과 전기가스업(2.07%)이 오른 것 외에는 건설(-5.42%)ㆍ기계(-4.47%)ㆍ유통업(-4.16%)ㆍ화학(-3.47%)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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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거 급락했다. 삼성전자가 3% 하락했고, 현대차(-1.68%)ㆍ기아차(-3.40%)ㆍ현대모비스(-2.20%) 등 자동차 주도 일제히 주가가 내렸다. 특히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7.72%)ㆍLG화학(-5.85%) 등 정유화학주와 현대건설(-5.83%)ㆍ삼성물산(-5.73%) 등 건설주들의 낙폭도 컸다.

증시가 급락하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크게 높아졌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3.26%를 기록하며 지난 201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유럽 재정 위기에도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미국과 중국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며 실물 경기에도 침체의 그늘이 드리운 만큼 국내 증시도 부정적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780선이 1차적인 저지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국내 증시가 일시적인 패닉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바닥이 어디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스페인의 뱅크런으로 인한 유럽 금융위기 확산, 미국의 1%대 성장, 중국의 8%대 이하 성장률 등 시스템적 금융위기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PBR 1배를 바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하락하며 국내 증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진 것은 맞지만 현재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 시킬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확인하고 대응을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의 주가가 사실상 장부가(PBR 1배)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매도를 통한 실익이 크진 않아 보인다”며 “유럽의 뱅크런을 막기 위한 예금자보호 강화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 매입, 추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등 정책적 대응을 확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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