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왕오천축국전' 세계 첫 일반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12월 '실크로드' 특별전<br>佛서 대여해 전시키로

신라출신 승려 혜초의 서역 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신라 승려 혜초(慧超ㆍ704~787)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오는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여는 특별전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일반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월17일 개막 예정인 '실크로드와 둔황'(가칭) 특별전에 프랑스 측이 왕오천축국전을 대여해 전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혜초의 서역(인도) 기행기인 이 유물이 일반 대중을 위해 전시되기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박물관은 앞서 4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왕오천축국전의 출품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4일 방한한 브루노 라신(Bruno Racine) 프랑스 국립도서관장에게도 대여 전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측은 대여승인 심의회의를 거쳐 최근 대여 결정을 공식 통보해왔다. 신라 출신 승려 혜초(704~787)가 8세기 초에 쓴 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은 '다섯 천축국을 여행한 기록'이라는 뜻으로 한국인이 작성한 최초의 해외 여행기다. 7세기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14세기 '이븐 바투타 여행기'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여행기로 꼽힌다. 앞뒤가 훼손된 한 권 분량 358cm 길이의 두루마리 필사본에 총 227행, 5,893자가 남아있다. 이 속에는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ㆍ문화ㆍ경제ㆍ풍습 등을 증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기록유산으로도 가치가 높다. 727년 쓰여진 '왕오천축국전'은 1,180여년이 지난 1908년 프랑스 탐험가 폴 펠리오(1878~1945)에 의해 중국 둔황(敦煌)의 막고굴(莫高窟) 내 문서 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펠리오는 1909년 12월10일 파리 소르본대학에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1915년에는 일본 학자 다카구스 준지로에 의해 혜초가 신라의 승려임이 밝혀졌다. 왕오천축국전이 전시될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은 실크로드 관련 유물 200여 점을 대여해 오는 12월18일부터 2011년 4월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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