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핫코일이 포철이 미국에 합작 설립한 회사 덕분에 미국 철강업계의 반덤핑 제소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철강업계는 30일(현지시간) 『일본·러시아·브라질 등 3개국산 핫코일을 상무부와 미국제무역위원회(ITC)에 반덤핑 및 상계관세 혐의로 제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그동안 반덤핑 제소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던 한국산 핫코일은 미국의 반덤핑 사정권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이번 반덤핑 제소에 참여한 미국 12개 주요 철강업체들과 전미철강노조는 『이들 3개국 핫코일의 대미(對美) 수출이 96년 이후 500% 이상 늘어난데다 가격도 16% 이상 떨어져 미국내 산업에 피해를 입혔다』고 제소배경을 밝혔다.
한국이 이처럼 반덤핑 제소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포철이 전량공급하는 핫코일중 상당수가 포철과 US스틸(USS)의 합작사인 UPI(USS-POSCO Industries)에 원료로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철강업계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로버트 그로우 제네바스사 회장은 『한국산 핫코일 물량은 이들 3개국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고 가격도 정상적이어서 이번 제소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철강업계가 여전히 한국을 「불공정 수출국」으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추가 덤핑제소가 이뤄질 경우 한국산 핫코일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철 UPI 덕 두번봤다: 이번 제소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은 포철의 대미 핫코일 수출물량중 대부분이 UPI로 공급돼 미국내 시장으로 직접 수출된 물량 자체가 미미한 때문이다. 결국 포철이 86년 미국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해 USS와 합작 설립한 UPI가 행운의 여신으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미국의 무차별적인 반덤핑 공세가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포철은 UPI를 통해 대미 수출의 적법성을 입증할 수 있었기 때문. 포철의 핫코일이 「수입재가 아닌 원료」이고 가격도 정상적이라는 점을 미국 철강업계로부터 인정받은 터전이 된 것이다.
따라서 포철은 UPI 덕택으로 지난 93년에 이어 두번째로 미국의 반덤핑 공격권에서 벗어나게 됐다. 지난 93년 미국 철강업계로부터 핫코일 반덤핑 제소를 당했던 포철은 UPI 직원·가족·지역주민의 결사적인 해명 운동에 힘입어 결국 ITC로부터 「미국 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
결국 UPI는 국내 업체가 해외 부실기업에 투자해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로 등장한 것이다. 1940년대 설치된 노후설비로 인해 폐쇄 직전에 있던 UPI에 포철은 4억달러 이상의 과감한 투자와 한국적 경영방식을 투입했다. 그 결과 지난 94년부터 흑자 경영을 실현하고 있고, 무차별적인 반덤핑 공세를 정당하게 방어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포철은 거둔 것이다.
◇효과: 포철은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 UPI에 공급하는 물량은 정해져 있는 상태이고 미국 시장에 대한 직접 수출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국인 일본·러시아 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정상적인 수출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터전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일단 한국산 핫코일이 미국의 반덤핑 제소에서 벗어났지만 냉연·스테인레스·철근 등 나머지 제품에 대해 세계 각국의 반덤핑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산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유럽연합(EU)은 5월 와이어 로프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다. 또 미국은 7월 한국산 스테인레스 선재에 대해 3.16%~28.44%의 최종 반덤핑결과를 발표했다. 더구나 중국·타이완·남미 등도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한층 시급한 실정이다.【김기성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애/독/자/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