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OPEC, 국제유가 통제력에 한계

빈 회의 유가밴드 상향조정 관심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에서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는 방안이 도출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달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했다가이달 들어 일단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가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OPEC 회의는 목표가격(유가밴드) 조정, 산유량 쿼터 등의정책 수단을 이용해 유가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OPEC가 국제유가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3일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OPEC의 가격 통제 수단이 고갈됐다고 보도했다. OPEC가 전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원유 매장량의 4분의 3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유가가 요동치는 과정에서 OPEC의 영향력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노르딘 아이트-라오시네 전 알제리 석유장관은 "유가는 이제 OPEC의 결정과는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오늘날 OPEC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없다"고 말했다. OPEC가 가격통제를 위해 즐겨 사용하던 생산량 조절 방식은 효력을 거의 상실한것으로 보인다. 현재 OPEC 11개 회원국들은 공식적인 산유량 쿼터인 하루 2천600만배럴보다 많은 3천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25년동안 최대의 생산량 수준으로 생산 능력의 최대점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OPEC 회원국 중 알제리, 이란, 쿠웨이트, 리비아, 나이지리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7개국은 생산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들 국가는 석유 시설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 없이는 산유량을 늘릴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많아 원유를 수입하는 실정이고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석유 노동자 파업으로 인한 손실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석유 시설에 대한 저항세력의 테러 공격이 계속돼 전쟁 이전의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증산 능력이 있는 OPEC 회원국으로 사우디 아라비아가 꼽힌다. 사우디당국은 하루 130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독점체제 하에 있는 사우디 석유업계가 증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OPEC은 이번 회의에서 유가밴드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시장 가격과 목표가격의갭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국제 유가 급등은 OPEC의 유가밴드 유지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OPEC 회원국은 현재의 유가밴드인 배럴당 22-28달러를 28-30달러로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카타르, 이란, 인도네시아 등이 이 제의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가밴드 조정에 대해 OPEC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유가밴드를 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OPEC가 국제유가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약속한 마당에 유가밴드 상향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분석에 근거해 OPEC가 좀 더 시간을 갖고 장기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OPEC가 이번 회의에서 유가밴드나 산유량 쿼터를 조정하지않을 것이며 최종 결정은 내달 11~12일 장기 공급과 수요, 쿼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 지다에서 열리는 장기전략회의 이후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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