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우리를 막으랴.' 이천수가 13일 밤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토고와의 G조 첫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극적인 동점 골을 성공 시킨 뒤 웃옷을 걷어 올리는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뒤에서 박지성과 송종국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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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 드라마… 5,000만이 잠 못들었다
천수·정환 '릴레이 골' 다시 하나된 "대~한민국!"토고 2-1 격파…월드컵 사상 원정 첫 승
김진영 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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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다. 승리, 그것도 역전 드라마다.
13일 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을 누비던 태극전사 이천수와 안정환의 발끝에서 5,000만 국민이 염원하던 2006 독일 월드컵 토고 전 승리의 골이 터져 나왔다.
‘90분 동안 죽도록 뛰겠노라’고 다짐했던 그들은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운동장 지붕까지 덮여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서도 고통을 씹어 삼키며 운동장을 누비고 또 누볐다.
관중석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붉은 악마 원정대와 교민들의 모습에 지난 2002년 전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 물결이 겹쳐지자 다리에 힘이 솟았다.
경기 초반 세계 최고 무대에 대한 긴장으로 움직임이 다소 둔했던 한국 대표팀은 전반 31분 토고에 선제골을 허용, 0대1로 전반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후반 9분 박지성이 얻어 낸 프리킥을 이천수가 골키퍼 머리 위로 차 넣어 동점 골을 넣었으며 27분 안정환도 골 네트를 갈라 2대1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그들을 보며 12번째 태극 전사들은 울고 웃었다. 경기 시작 10시간 전부터 자리가 펼쳐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프랑크푸르트 마인강변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또 헤아릴 수 없는 지구촌 곳곳에서 붉은 옷을 입고 마음을 모았던 12번째 태극전사들은 너나없이 부둥켜 안으며 한 마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이제 첫 경기를 치렀지만 결코‘시작일 뿐’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승리는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부터 무려 52년을 견뎌 온 ‘원정 경기 무승’의 한을 풀어 버린 역사적인 기록이기 때문이다.
54년 헝가리와의 첫 경기에서 0대9의 참패를 당했으며 이후에도 무승부만 3차례 기록했을 뿐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단 한번도 승전 보를 울리지 못했던 한국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축구의 맹주들이 ‘황금 발’을 앞세우고 장신과 체력을 무기로 치열하게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본고장, 그 유럽에서 ‘아프리카의 복병’토고를 물리치고 또 한번의 16강을 향해 힘차게 첫 발을 내디딘 대한민국이 있을 뿐이다.
이 뿐 아니다. 이번 승리는 지난 2002년 4강의 전력이 결코 홈 그라운드의 이점이 아니었음을 확인시킨 값진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심판 판정과 관련된 구구한 루머들이 4강의 화려한 휘장 아래 감춰져 있었지만 이제 ‘축구 강국 대한민국’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일본이 첫 경기에서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의 승리는 더욱 빛을 발했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이지만 결코 마음을 열 수 없는 영원한 적수, 일본에 한발 앞섰다는 것으로도 ‘아시아 축구 최강국’의 자존심은 프랑크푸르트의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이제 우리에게 앞에 버티고 선 것은 유럽의 강호들, 한국-토고 전에 이어 새벽 1시 자웅을 겨룬 스위스와 프랑스를 넘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한 수 위의 나라들이 분명하다.
그러나 13일 밤 세계에 울려 퍼진‘대~한민국’의 함성은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없는 전력이다. 태극전사와 전 세계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은 오는 19일과 24일 새벽 4시 또 한번의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누가 우리를 막으랴.' 이천수가 13일 밤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토고와의 G조 첫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극적인 동점 골을 성공 시킨 뒤 웃옷을 걷어 올리는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뒤에서 박지성과 송종국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6/06/14 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