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고령자 고용의 경제학

"노인인력 모셔라" 고용패턴 변화바람<br>'퇴직연령 늦추고 나이 차별금지' 세계적 추세<br>美·日등 재고용 급속확산 '일하는 노인' 늘어<br>고령화 속도 1위 한국, 노동시장 혁신등 시급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고령자 고용의 경제학 "노인인력 모셔라" 선진국이 앞장섰다'퇴직연령 늦추고 나이 차별금지' 세계적 추세美·日등 재고용 급속확산 '일하는 노인' 늘어고령화 속도 1위 한국, 노동시장 혁신등 시급 『금리가 어떻고 환율이 어떻고 난리지만 사실 대부분 개인들에게 제일 큰 잠재적 걱정거리는 노후 문제다. 특히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 갈 길은 먼데 인생의 중반 정도를 넘긴 나이부터 일찌감치 직장 문을 나서야 될 지 모를 일을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조기 퇴직 그리고 노령 고용, 세계는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목소리를 높였다. “고령화 해결을 위해 선진국들은 퇴직 연령을 늦춰라” OECD의 이 같은 권고는 지구촌 고령화에 따른 각국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적 대안의 관점이지만 개인들에겐 당장 닥칠 ‘내 문제’로서 절실함이 따르는 사안이다. 지구촌이 바뀌고 있다. 나이에 대한 기존 관념으로부터의 탈피다. 젊은 근로 인력만을 선호하던 지구촌의 고용 패턴이 고령 인력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해나가는 추세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지구촌 경제의 가장 고민스런 문제, 고령화에 따른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다. 나이든 인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키 위한 각국 정부 및 기업별 묘안도 백출하고 있다. ▦바뀌는 지구촌 조기 퇴직의 풍속도=지구촌 조기 퇴직의 지금까지 유형은 대략 2가지로 분류된다. 선진국형과 후진국형. 전자의 경우 국민들이 조기 퇴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복지 제도 발달로 굳이 일할 필요 없이 안락한 노후를 보내려는 생각 때문이다. 반면 복지제도가 없거나 미흡한 후진국들의 경우는 생계를 위해 어떡하든 일자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변화는 양편 모두에서 일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가 오히려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늘어나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복지가 줄며 개인들이 일을 좀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는 연금 국민 보험 등의 사회보험재정 부담 급증, 소비 위축으로 인해 경제 활력이 저해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후진국은 후진국대로 불안한 노후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장의 연령까지 일을 하려는 추세다. 후진국에서의 조기 퇴직은 개인을 빈곤계층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물론 가정 파괴 등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적으로 추락시키는 결과로 연결되고 있다. 조기 퇴직 연령을 늦추려는 움직임은 전 지구적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연령차별금지법에 60세 이상 근로인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 핀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프랑스는 조기 퇴직을 서둘러 제한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스위스 벨기에는 법률이 정한 퇴직 연령을 높였다. 내년부터 모든 유럽국가의 연령차별금지법 도입을 앞두고 각국은 나이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한 방편 마련에 힘쓰고 있다. 아직은 많은 나라에서 퇴직 연령을 늦추는 일이 정치적인 어려움으로 남아있고 근로자들 자신이 조기 퇴직하려는 추세도 있지만 이 같은 추세 변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각국 기업들 “노인 인력을 모셔라”=평균 수명 1위에 따른 고령화 1위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게 일본이다. 당장 내년 4월부터 고령자 고용 안정법의 시행되는 일본에서 최근 정년 퇴직자 재고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전기 소니 닛산 자동차 혼다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재기용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고령자 고용 확대제를 시행하는 일본 기업들은 70% 정도이며 특히 정년은 보장해주고 그 대신 봉급을 일정부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제도와 함께 크게 늘고 있다. 연봉제가 보편화된 미국의 경우는 임금 피크제의 의미가 없다. 근로자가 나이가 들어 생산성이 줄어들면 자연 연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변화는 노인 인력 재취업의 관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 항공사 노드롭 등 동참 기업수가 갈수록 늘며 그 결과 노인 취업률은 매해 증가 일로다. 특히 노인 인력 취업을 돕는 노인 관련 단체는 미 국내 최대 로비 단체인 미 은퇴자협회(AARP) 등 약 1,000여 개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고용의 경제학=지금까지 고령인력에 대한 지구촌 기업들의 관심은 대개는 비용 중심적이었다. 즉 고령화=고비용, 고령 인력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저하되고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생각이 무엇보다 큰 문제였다. 그러나 각국 渙?〉?사이 앞으로는 이런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령 인력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가 기업 성과 창출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고령 고용의 장점이 부각되도록 정책적 배려가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높은 숙련도 외 고령 인력의 강점은 이직률이 낮고 성실함 등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기업의 고령자 활용 기피 경향은 고령자 인력 특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 기인하거나 고령자 인력 특성에 맞춘 직무 개발이 소홀히 된 점이 큰 원인이다. 이와 관련 고령 근로자에게 적합한 직업을 전체 산업 경쟁력에 맞게 개발하고 연장 고용을 위해 환경 정비를 하는 등 고령화에 맞춰 노동 시장 구조를 혁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는 경제 효율성 증대를 위한 산업구조 재편과 연금 수령 시기 조정 등 거시 정책 운용의 틀을 고령화에 맞게 시급히 바꿔나가는 순발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편 고령 노동 인력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도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집중해서 읽어내야 할 부분이다. 변화하는 고령층 소비자 ‘니즈’(needs)에 적절히 맞춰나가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니어 마켓을 적극적으로 공략, 고령화가 가져다 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고령화 속도 세계 으뜸. 당장 2008년 전후 베이붐 세대 ‘퇴직 대란의 시대’를 맞게 될 우리다. 이제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서둘러 집중 연구해나가야 할 분야-바로 ‘고령화의 경제학’이다. 입력시간 : 2005/08/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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