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한 개인이 아무리 잘나고 돈이 많고 힘이 세다고 해도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을까. 나와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현대 사회가 제공하는 편리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비단 현대 사회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돼왔다. 그래서 선조들은 두레·품앗이 등을 통해 상부상조의 문화를 만들어 사회를 유지해왔다.
이 밖에도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례는 많다. 일례로 경주의 최부자집은 '사방 100리에 굶어 죽는 자가 없게 하라' '흉년에 땅을 사지 마라' '소작료는 만석을 넘기지 마라'는 가훈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보여줬다. 만약 최부자집이 남이야 굶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흉년에 값이 내린 땅을 마구 사들이고 소작료를 많이 받으려고만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과연 12대 400년에 걸친 명문가로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을까. 사람이 굶어 죽으면 결국 넓은 경작지를 일굴 노동력이 사라진다. 흉년에 땅을 싸게 사들이고 소작료를 너무 많이 받으면 중산층이 무너져 건강한 사회구조를 이룰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늘날에도 이런 예는 많이 있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마이클 조던 같은 이들은 뛰어난 능력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컴퓨터를 다루는 솜씨, 주식투자에 대한 남다른 안목 그리고 농구의 황제로 불릴 정도의 운동능력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자산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컴퓨터를 집집마다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주식이라는 것이 없던 시절에 워런 버핏이 태어났다거나 마이클 조던이 농구의 인기가 없는 나라에서 살았다면 그들은 지금처럼 많은 돈을 벌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자신이 이룩한 어마어마한 부를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고 또 그것을 즐기며 행복해한다.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내 것을 덜어낸 것만큼 나도 행복하고 나눠 받은 사람도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많이 있다.
비록 물건이나 돈이 아니더라도 내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면 우리 세상은 분명 더 밝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