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오일쇼크 가능성 대비할때
주상철 대한투자증권 경제연구소장
주상철 대한투자증권 경제연구소장
지난 7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선 국제 유가가 10월 초에는 사상 최초로 50달러를 돌파했다. 이런 고유가 행진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안정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동절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는 과거 오일쇼크 때처럼 고물가와 저성장로 인해 심각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않으면서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세계 평균 소비량의 2.8배에 달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석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는 나라다.
때문에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물가 상승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물가상승à소비위축à설비투자부진à생산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내수회복이 더욱 지연되면서 국내경제는 과거 오일쇼크와 다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 경제주체들은 오일쇼크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가계는 에너지 자원을 보다 더 절약해서 써야 한다. 자동차 10부제 적극 참여, 자동차 함께 타기, 절전 및 에너지 절약적인 기구의 사용 확대 등 전 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한다. 또 모든 기업이 비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한다 하더라도 잘 팔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대기업은 안정적인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유전 개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우선 고유가로 인한 민간 부문의 수요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지나친 소비위축을 막기 위해 유류 관련 세금인하와 함께 가계부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과감한 조치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차원에서 해외유전 개발사업 참여확대 등으로 에너지 비축물량을 증대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경제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또 새로운 기술혁신을 통해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수력 뿐만 아니라 풍력ㆍ태양광 및 조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도 보다 관심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철저히 대비하는 것만이 만약 있을지도 모를 오일쇼크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05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