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기 회복 자신감 반영

물가불안 없이 GDP 성장률·고용지표 호전<br>내년말엔 중립수준 3.5%~4%까지 오를수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6월 이후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방기금 금리를 2%로 끌어올린 것은 경기회복을 낙관하고 있는데다 현행 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히 잘 억제되고 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면서 앞으로 금리정책의 방향과 속도는 ‘물가불안’이 아니라 고용과 소비ㆍ생산 등 ‘성장지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FRB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앨런 그린스펀의 ‘아기 걸음마’에 비유하고 있는데 11월 거시경제지표가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오는 12월에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25%포인트의 걸음마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FRB가 걸음마 행진을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유가, 달러화 약세, 경제지표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아 2~4%대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중립적인 수준인 3.5~4%까지는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 자신에 금리인상=FRB 발표문 중 물가불안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상당히 제어된 반면 고용과 기업생산은 개선되는 등 경제가 성장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FRB는 미국경제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물가불안 없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소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ㆍ4분기 3.3%에서 3ㆍ4분기 3.7%를 기록하는 등 지난 6분기 연속 3%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고용시장의 경우 7월 신규고용이 8만5,000명으로 떨어지면서 3분기 동안 일시적인 경기부진(소프트 패치)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10월 중 신규 일자리 창출건수가 33만7,000명에 달하면서 노동시장도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금리인상의 또 다른 배경은 현행 금리가 경제성장을 억제하지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2.0% 연방기금 금리는 소비자물가상승률 1.4%를 웃돌아 마이너스 금리상태는 벗어났지만 3.5~4.0%로 추정되는 중립적인 상태에는 미달하는 등 절대금리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FRB가 발표문에서 시장친화적인 금리정책은 단계적으로 제거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현행 금리가 절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월가는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추가 금리인상 이어질 듯=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12월 마지막 FOMC 회의에서 FRB가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내년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음달의 경우 일부 FRB 관리들도 고유가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은 점을 들어 중립적인 기준금리 수준도 내려가야 한다며 추가 인상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고용 등 경제지표가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추가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티븐 우드 인사이트이코노믹스 분석가는 “FRB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시장친화적이며 다음달 14일은 물론 앞으로 추가적인 긴축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도 금리 방향성에 대해서는 투자기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메릴린치 등은 내년도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며 목표금리를 2%대로 잡은 반면 JP모건 등은 절대금리를 이유로 4%대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FRB는 금리인상의 횟수와 속도에 있어서는 다소 신축적으로 움직이겠지만 내년 말까지는 3.5% 이상의 금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고유가와 약달러ㆍ이라크전쟁ㆍ성장률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일관된 방향성은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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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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