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비아사태 동상이몽… 국제사회 군사개입 지지부진

美·英·佛등 "카다피 축출위해 군사작전 필요"<br>獨등 유럽국 원유·무기수출 이해 걸려 난색


리비아 사태가 내전 장기화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인적ㆍ물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 논의는 군불 떼기 수준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국제사회의 리비아 해법을 둘러싼 동상이몽에는 석유와 무기수출 이권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의 물리력 만으론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축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외부 군사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독일과 이탈리아까지 군사개입 카드의 사용을 꺼리고 있다. 여기에 군사개입 시 주도적 역할을 맡을 미국 정부 내에서도 개입의 득과 실을 따지며 부처별로 서로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서부를 장악한 친 정부 세력과 동부를 장악한 반정부 세력은 핵심 자금줄이 되는 원유지대들의 탈환을 두고 2주 넘게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 정부는 4일(현지시간) 그리스의 미 해군기지에 해병대원 1,300명을 포함한 총 4,000여명의 병력과 수륙양용 공격함 등을 탑재한 함정 2척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군부는 이틀 전에도 이곳에 400명의 해병대원을 배치했다. 리비아와 인접한 그리스 영토에의 해병대원 적극 배치는 미국이 상륙작전 등 지상전까지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옵션을 동원할 것"이라며 군사개입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귀도 베스터벨러 독일 외무장관이 3일 "군사개입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하는 등 영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국가들은 군사개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나토는 유엔의 지원의 없는 한 리비아 사태에 관여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유엔 차원에서 리비아 군사개입 방안이 결의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국가들은 군사작전에 따른 역효과를 문제삼고 있지만 원유및 무기수출과 관련한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비아에 대한 국세사회의 제재조치가 본격화했지만 카다피 정권은 여전히 막대한 오일머니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원유시장 관계자들을 인용, 보도했다. FT는"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리비아 석유를 계속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럽국가 정부들도 유가 상승을 우려해 리비아산 원유의 수출금지 논의는 지금까지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비아에서의 원유 수입이 많은 유럽 국가들은 군사개입이 유가를 더욱 솟구치게 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렇게 되자 미 정부 내에서도 국방부를 중심으로 신중론이 대두하고 있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4일 MSNBC 인터뷰에서 "군사적 옵션들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미 국방부 수뇌부는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군사작전 대한 부담이 크고 중동의 반미정서를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반면 국무부 측은 지난 1990년대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내전 때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의견불일치로 군사개입에 시간만 끌다 결국 민간인 학살을 막지 못해 엄청난 비난에 처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는 군사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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