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랠리, 더 갈 것인가`
최근 전세계 증시에서 동반 랠리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주의 향후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을 타고 한국, 일본,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가파른 상승세을 보이고 있
지만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전세계 반도체주 폭등=현재 개인용 PC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D램 가격은 3월말에 비해 10% 가량 오른 상태. 이로 인해 세계 최대 D램 제조업체인 삼성의 경우 지난 주말 7개월래 최고가로 마감됐다. 경쟁국들로부터 상계관세 위기에 몰린 업계 3위 하이닉스의 주가도 지난 주에만 25%나 폭등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는 2분기 동안 평균 34%나 폭등, S&P 500지수의 상승률 12%를 크게 웃돌았다. 오랜 침체 끝에 최근 들어 랠리를 보이고 있는 일본 증시 역시 반도체주들의 선전은 단연 돋보인다. NEC의 경우 한 주 동안 주가가 무려 33%나 치솟았다. 유럽 증시의 경우 전반적으로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독일의 인피니온은 지난 2주 동안 12%,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은 한 주 내 15%가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랠리 지속 여부 의견 엇갈려=반도체주의 랠리가 지속될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D램의 재고량이 많지 않은데다 주요 수요자인 주문자표시 생산방식(OEM) PC업체들의 장기 주문계약이 늘어나는 등 실수요 회복이 뒷받침되고 있어 추가 상승의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이체방크의 존 반 스틴버그는 “반도체 가격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주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D램 가격이 연말에는 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반도체주가 이미 너무 많이 올랐으며 실수요 회복 신호 역시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PC와 휴대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이후 이제는 과거와 같은 급작스러운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의 쟝 단조우는 “최근 반도체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반도체주들은 현재 매우 고평가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