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 마토 스페인 보건장관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에볼라 감염자를 치료 중이던 자국의 44세 여성 간호조무사가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조무사는 지난달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스페인에서 치료를 받던 스페인 신부와 선교사의 간호를 도왔다. 이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격리변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 조무사가 에볼라 발병 후 접촉한 이들을 아직 당국이 다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무사가 고열 등 에볼라 증세를 보인 시점은 지난달 30일로 알려졌는데 이번주까지도 입원·격리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미국 방송사 CNN은 보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뒤늦게 조무사와 접촉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에볼라가 현재와 같은 패턴으로 전염된다면 이달 하순에는 프랑스와 영국에도 전염의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교통 자료와 에볼라 확산 패턴을 활용해 과학자들이 예측한 결과 오는 24일까지 에볼라가 프랑스로 확산될 확률은 무려 75%에 달한다고 영국 매체 로이터는 전했다. 같은 기간 영국으로 감염이 미칠 확률도 50%로 추정됐다. 현재 이들 국가의 전염 확률은 각각 25%와 15%에 달했다. 벨기에도 같은 기간 40%의 확률을 보였다. 이번 분석은 온라인 과학학술지 '과학분야공공도서관(PLoS)'의 '최근 발병현황(Current Outbreaks)'에 실린 첫 연구 결과 등에 따른 것이다.
최근 첫 발병자가 발생한 미국에서도 보건당국이 뒤늦게 검역강화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주요 공항 등에서 에볼라 감염자를 골라내기 위한 체온검사 등 검역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이 같은 공항 검역이 실효를 낼지는 미지수다. 서아프리카 등에서 에볼라에 전염된 사람이 미국으로 건너온다고 해도 전염국에서 직항편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경유한 항공기를 타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밀려드는 입국자 중 체온측정 등의 검역 대상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제약업계가 늦게나마 치료제 및 예방백신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사태확산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리고 있다. 현재 실험적으로나마 투약단계에 있는 주요 치료제는 미국 키메릭스사의 브린치도포비르(CMX001), 맵바이오제약의 지맵(ZMAPP), 캐나다 테크미라제약의 TKM-에볼라 등이다. 주요 백신으로는 미 국립보건원이 개발 중인 2개 제품과 캐나다 공중보건원이 개발 중인 1개 제품이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임상실험 등을 진행했으며 극히 위독한 상태의 환자 등에게 제한적으로 투약돼 효과를 보기도 했다. 라이베리아의 한 의사가 에이즈 치료제를 현지 에볼라 환자 15명에게 투약해 13명이 살아남았지만 생존자들에게는 간 손상 등의 부작용이 유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비교적 효과가 기대되는 지맵은 재고가 소진된 상태다. @sed. 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