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비 14.06% 늘어 경상익 22.13% 감소/반기순익도 28%나/매출액 삼성물산 1위 현대상사·대우순/경상익·반기순익선 포철 모두 1위 기록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는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백81개사의 상반기 총매출액은 2백11조7천2백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06% 늘어났다. 반면 경상이익은 3조2천48억원으로 22.13%나 감소했다. 반기순이익도 27.91% 감소한 2조1천2백억원이다. 상반기 매출액 1위 기업은 삼성물산으로 13조2천9백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종합상사와 대우가 각각 11조2천1백15억원, 10조5천91억원의 매출을 올려 뒤를 이었다. 반기 경상이익과 순이익에서는 포항제철이 6천4백69억원, 5천4백3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LG정보통신은 3백7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순익증감률이 무려 6천2백1%나 됐다. 반면 제일은행은 3천5백64억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규모가 가장 컸다. 적자 상위 20개사에는 서울은행 등 은행이 4개사나 포함된다. 기아, 대농 등 부도유예협약 대상 그룹계열사들도 5개사나 포함돼 있다.
▷매출◁
매출액이 10조 이상인 기업은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대우 등 3개사다. 지난해에는 삼성물산만이 10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상위 20개사 중 포항제철과 한국전력을 제외한 18개사가 10대그룹 계열사들이다.
현대그룹이 4개사, 대우그룹과 LG그룹이 3개사, 삼성·선경·쌍용그룹 2개사, 기아그룹과 한진그룹 1개사 등이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5개사 중 3개사가 다른 회사로 인수되거나 합병된 기업들이다.
매출액 증가율 1위는 한솔씨에스엔으로 6백32억원의 매출에 8천5백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솔그룹으로 인수된 한솔씨에스엔(구영우통상)은 한솔유통의 물류사업부문을 양수받아 매출이 급성장했다.
신호전자통신도 도신산업을 인수한 후 신호테크와 합병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1천3백84%나 늘어났다.
한국종합기술금융은 1천8백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6백9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 회사로 투자기업의 상장에 따른 이익이 3백71억원이나 발생했다. 대출금 이자도 8백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나 늘어났다.
매출액 증가율이 1백%가 넘는 기업은 15개사였으며 정보통신관련 기업들의 매출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기아자동차판매의 상반기 매출도 5천1백31억원으로 1백6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상이익◁
포철을 제외하고 경상이익 규모가 1천억원 이상인 기업은 한전, SK텔레콤, 삼성전자, 주택은행, LG전자, 유공, 신한은행, 국민은행, 장기신용은행 등 9개사다.
이중 한전은 2천6백89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37%나 줄어들었고 삼성전자도 71% 감소한 1천5백62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증가율 1위를 기록한 LG정보통신은 지난해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디지털 이동전화기와 무선호출기의 매출이 전년대비 2백% 이상 늘어났다. 이에따라 반기 경상이익은 4백29억원으로 3천2백48%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성문전자는 전년보다 1천9백10% 늘어난 7억4천4백만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해 경상이익증가율 2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매출액이 1백50억원으로 34%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4배 이상 늘어나 경상이익규모가 커졌다.
갑을도 전년보다 1천7백60% 늘어난 27억9천만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해 경상이익증가율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경상이익 증가율이 1천%가 넘는 기업은 성진건설, 동부정밀화학, 중앙건설, 백광소재, 태평양 등 8개사나 됐다.
실적호전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증시에서 주목받던 세우포리머, 현대금속, 세방전기 등도 3백% 이상의 경상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이익◁
지난해 반기 순이익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1천2백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포철, SK텔레콤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반기 순이익이 1천억원 이상인 기업은 8개사로 포철, SK텔레콤, 삼성전자, 국민은행, 주택은행, 한국전력, LG전자, 유공 등이다.
반기순이익 상위 20개사 중에는 은행들이 8개사 포함돼 있다. 이중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한일은행은 전년대비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장기신용은행, 상업은행, 외환은행 등은 전년보다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순이익 증가율이 1천%가 넘는 기업은 9개사로 이중에는 자산이나 유가증권을 매각함으로써 대규모 특별이익이 발생한 기업들도 있다.
호남식품은 전년보다 5천7백10% 늘어난 1백4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LG정보통신에 이어 순이익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호남식품은 반기 매출이 41%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한국코카콜라보틀링사에 광주공장을 4백65억원에 매각, 2백73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대륭정밀도 지난 2월 온세통신 주식 91만7천주를 주당 3만원에 매각해 2백8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 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천8백23%나 늘어났다.
반기 순이익 증가율이 2백%가 넘는 기업은 38개사로 유공, 한화종합화학, 덕성화학, 동성화학 등 화학업종의 순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흑자·적자전환◁
순이익을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적자를 냈던 기업 중 올 상반기에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46개사였으며 반대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기업은 48개사였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56개사로 이중 적자폭이 줄어든 기업은 27개사, 늘어난 기업은 29개사였다.
흑자전환 기업 중에는 경상적자를 기록하고도 채무면제, 자산매각등으로 순이익에서 흑자를 낸 경우도 있다.
우성건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6백36억원이 적자였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5백89억원의 채무를 면제받아 이를 특별이익으로 계상했다. 이에따라 상반기 중 4백15억원의 경상손실이 발생했음에도 1백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삼미특수강도 강봉 및 강관제조 부문을 포철에 매각, 이중 1천1백94억원을 사업부문 양도차익으로 계상함에 따라 경상손실 7백30억원을 차감하고도 반기 순이익 1백65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자비용이 2천1백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백억원 이상 늘어났다. 영업외비용도 지난해보다 1천93억원이나 증가해 9백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산은 지급이자할인료가 6백34억원, 유가증권평가손실이 1백58억원 등 영업외비용으로 8백98억원이나 지출돼 6백5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