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4 中企 업그레이드] (3) 과감히 투자에 나서라

중소제조업에 있어 공장신축 등 설비투자는 기업의 존망을 가늠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이르는 투자결정에 따라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의 운명은 그야말로 `사느냐 죽느냐`는 식으로 크게 엇갈린다. 그러나 투자를 주저해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질수 밖에 없다. 특히 투자는 집행하는데 최소한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과감해야 한다. 기업으로서는 위기가 곧 기회인 셈이다. 실크로드씨앤티(대표 박민환)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를 높이는 화학제품인 혼화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세대 제품인 리그닌, 2세대 PNS, 3세대 제품인 PCA까지 두루 생산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특히 3세대 제품인 PCA 제조기술은 그동안 일본기업만 보유하고 있던 고부가기치 기술로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3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에서 2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실크로드씨앤티가 혼화제 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었던 것은 발 빠르고 과감한 투자 때문이다. IMF직후 건설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던 이 업체는 산업은행의 시설자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CBO 등 이런 저럼 자금을 다 동원해 현재의 주력공장인 충남 아산에 PCA 공장을 2001년 완공했다. 2000년 8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2년에는 156억원으로, 지난해에는 PCA수출 등으로 35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3년 설립된 이후 20여년 가까이를 100원대 미만의 매출을 유지해왔던 실크로드씨앤티는 아산공장을 바탕으로 매년 매출이 배 이상 증가하는 비약적인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때마침 온 건설경기 호황도 이 기업이 잘 나가는데 일조를 했다. 그렇다고 이 같은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S사는 90년대 초중반 전자산업의 세계적인 호황에 힘입어 IMF직전에 경남 사천에 제 2공장을 완공했다. 그러나 외화자금을 빌려다 준공한 이 공장은 외환 위기 이후 고금리와 높은 환율로 오히려 발목이 잡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또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PCB경기도 내리막길을 치달았다. 결국 S사는 화의신청까지 하고 새로 준공한 공장의 지분을 종업원들에게 무상 증여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가까스로 화의종결을 한 이 회사는 IMF위기이후 7년여만에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우리 중소기업들의 투자는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투자부진은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국면에서의 과감한 투자는 결국 기업의 미래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이 점차 가시화되는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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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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