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이후 발생한 9차례의 K-1 전차 포신(砲身) 파열 사고가 대부분 포 내부를 닦는 헝겊 등 이물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비불량으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25년간 발생한 K-1 전차 포신 파열 사고 9건 중 7건은 이물질, 1건은 포신 내부를 닦는 헝겊 때문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1건은 내달 8일까지 파열 원인 합동조사를 실시해 후속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군이 사고 원인을 알면서도 문책 등을 우려해 "포신 파열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군과 생산업체에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은폐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군은 지난해 발생한 여덟번째 포신 파열 사고 관련자만 징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이 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발생한 포신 파열 사고의 원인을 노후화로 인한 피로파괴로 설명했다고 동아일보가 15일 보도했다. K-1 전차의 포신은 1,000회 발사가 한계수명이다.
국방과학기술원ㆍ국방기술품질원ㆍ생산업체 공동조사에서는 이물질로 인한 사고란 결론이 났지만, 이후 육군이 실시한 재조사에서는 피로파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물질로 인한 사고라면 장비 관리를 소홀히한 때문이고, 피로파괴라면 정기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포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지난 6월 발생한 K-1 전차 화재는 엔진과 연료탱크 사이에 위치한 부품에 국산과 외국산을 섞어 사용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군은 이에 따라 부품 혼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국방부는 K-1 전차 변속기 결함 관련, 1,329대를 검사해 고장이 확인된 102대중 그 정도가 경미한 77대는 야전에서, 나머지 25대는 정비창에서 정비했다. 결함이 발견된 변속기는 전력화를 중단하고 제3의 기관(한국기계연구원)에서 내년 4월까지 변속기 성능시험을 실시,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또 2005년 7월부터 현재까지 K-9 자주포 엔진 38점에서 결함이 발생한 것은 전용 부동액이 아닌 일반 부동액을 사용했거나 부동액 교체주기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설계 결함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종합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K-21 전투장갑차의 잇따른 침수사고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21명의 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