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사의 3박4일 방북 일정 중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래 외국 방문 및 외빈 접견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여사와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여사의 방북 실무를 담당하는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여사의 방북이 김 제1위원장의 친서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면담 성사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면담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복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면담 성과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여사를 통해 구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가뭄 피해 복구 등을 핑계로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개성 방문 등을 앞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 여사는 지난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조화를 북한에 보냈고 이에 김 제1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사의를 표하면서 이 여사를 북한에 초청했다. 이 여사의 방북은 건강 문제로 잠시 보류됐다 올봄에 다시 추진됐다. 김대중평화센터가 4월 이 여사의 방북을 위한 협의를 제안했으나 북한이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 김대중평화센터가 지난달 18일 다시 협의를 제안해 30일과 이날 두 차례의 협의 끝에 이 여사의 방북 일정이 확정됐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북측과 진행한 협의에서 7월 중 면담 희망 의사를 전달했으나 시점이 오는 8월로 결정됐다. 양 교수는 "북한이 7월에는 김일성 사망 기일(8일), 인민위원회 선거일(19일), 전승기념일(27일) 등 내부 일정을 감안해 8월15일 전인 초순으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