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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연내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가상현실 시장은 사물인터넷(IoT)이 확산 될 경우 IT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어, 미국 페이스북과 일본 소니 등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에 맞서 구글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시장을 개척 중이라 가상현실 시장 경쟁은 치열해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와 해외 주요 IT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4'에서 가상현실 헤드셋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전문 사이트인 샘모바일은 8일(현지 시간) 삼성이 IFA 2014에서 '기어VR(사진)'이란 가상현실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모듈 디자인 형식으로 개발해 USB 3.0을 이용, 갤럭시 기기에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헤드셋에 센서를 장착하는 대신 두뇌 추적 방식을 통해 가상현실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기어VR은 스마트폰의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 프로세싱 파워 등을 활용해 두뇌 움직임을 추적하게 된다. 특히 기어VR 오른쪽에는 시스루(see-through) 버튼이 장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튼을 작동시킬 경우 스마트폰의 후방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외부 세계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이용자들이 번거롭게 헤드셋을 쓰고 벗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 소식은 지난 5월 IT 매체인 엔가젯이 처음 보도했다. 당시 엔가젯은 삼성전자가 최근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와 손잡고 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쪽을 담당하고, 오큘러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가상현실 헤드셋으로 추정되는 '삼성 기어 VR'의 상표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출원하기도 했다.
가상현실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IT 업체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페이스북은 올 초 오큘러스(Oculus)의 VR부문을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조만간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게임을 넘어서 원격진료와 수업 등까지 VR을 통해 서비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일본의 소니도 지난 3월 열린 한 국제전시회에서 PS4용 가상현실 헤드셋 '모피어스(Morpheus)'를 정식 발표했다.
기술방식이 다르지만 구글도 가상현실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구글은 지난달 최근 골판지로 만든 증강현실 헤드셋 '카드보드(Cardboard)'을 선보이기도 했다. 종이 골판지 헤드셋은 일종의 데모 개념으로 실제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르면 연내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현실 세계를 3D로 구현하는 기술을 통해 새롭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의 '프로젝트 탱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 시장이 미래 시장의 주요한 부분이고 이미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구글과 페이스북, 소니 여기에 삼성전자까지 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