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EN·블룸버그TV '리더십 포럼'] 외환위기때와는 다르다

"환란 예방주사로 면역력…외채등 시장이 과민반응"<br>각국 정부 공조 시너지효과 낼것<br>내수 어려워 선제적 대응은 필요

14일 열린 ‘블룸버그 리더십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펀더멘털과 금융기관 건전성, 외환유동성 등 여러 측면에서 외부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경상적자나 외채 문제 등에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는 외환위기 때와 다른 점 두 가지를 들었다. 양 대표는 “우선 각국 정부들이 힘을 합쳐 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고 “두번째로는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때 예방주사를 맞아 면역력을 갖게 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은 글로벌 기준에 도달해 있고 기업 재무상황이나 회계투명성도 양호하다는 지적이다.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 당시 100억달러 미만에서 지금은 2,400억달러에 달하는 등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든든하다고 양 대표는 강조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본부장도 “지난 1997년 당시에는 대외신인도가 5~6등급씩 급속도로 떨어졌지만 지금은 국제신용평가사 한 곳만이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의 30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70%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외 시각을 대변하는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 역시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어느 국가보다 안정돼 있어 (금융위기로) 어떤 파급효과가 와도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에서 한 수 배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 내에는 마치 아시아가 10년 전에 만들어놓은 전염병이 미국으로 왔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우리(미국) 측이 사과의 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일부 측면은 외환위기 때보다 부정적이라며 경계감과 더불어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양 대표는 “IMF 때는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전문지식도 얻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위기가 미국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원군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펀더멘털이 과거보다 튼튼하지만 내수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월 일자리 창출 수가 10만개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지금의 위기가 1997년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곧 유사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제상황과는 별도로 해외 전문가들이 한국을 우려한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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