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가 오다가다] '민영화' 오해탓 고객들 동요로 몸살

“직원들 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영업현장에서는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겠다고 난립니다. 회사가 팔리는 게 아니라 민영화하는 거라고 해도 임직원들과 고객들이 동요하고 있어 부작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금융지주의 한 고위관계자)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영화 방안 발표 이후 누구보다 속타는 곳은 다름 아닌 우리금융 직원들.

민영화 방안이 마치 매각방안으로 비춰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거래고객들이 실제 예금을 인출하거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러다 보니 일선 영업점에서는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도 민영화 방안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데 언론에 나온 기사들을 보고 고객들이 예금인출이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알려와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며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우리금융에서는 민영화 관련 보도협조 요청자료까지 배포했다. ‘인수’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예보 보유지분 매각 또는 민영화 참여, 대등합병 등의 표현을 써 달라는 것이다.

우리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타 금융그룹이 우리금융에 참여하는 것은 인수가 아닌 합병방식으로만 가능하고 이 방안도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대등한 지위에서 경영을 해나가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괜찮냐’는 우려 섞인 안부 전화를 받을 때도 있어 한 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남·광주은행을 분리매각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들 은행창구에서 일부 고객들이 다른 은행으로 계좌를 옮기거나 현금을 찾아가는 등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우리금융 측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민영화 과정이 진행될 수록 이런 불안감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우리금융의 민영화 몸살은 불가피해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