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울수록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속설일 뿐 경제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유난히 짧은 치마가 눈에 자주 띈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남자들의 시선이 바빠지면서도 시원하고 즐겁다.
가슴과 허리선ㆍ배까지 드러낸 과감한 노출 패션이 거리에 넘쳐난다.
올 여름 수영복은 아슬아슬한 끈 비키니 등 노출이 대담한 비키니가 유행할 전망이다. 상상만으로도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비키니.
태평양 마셜제도에 속한 산호섬 비키니는 미국이 이곳에서 공개 핵실험을 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1946년 7월1일, 원자폭탄이 B29에서 투하되자 아름답던 바다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다. 나흘 뒤인 7월5일 전쟁이 끝나고 자유를 만끽하던 프랑스 파리에서도 원폭과 같은 강력한 대폭발이 있었다.
파리의 한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복 대회에 비키니가 선보인 것.
대회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앞에 여성 모델이 가슴과 아랫도리만 손바닥만한 천으로 가린 채 알몸을 드러냈다.
디자이너 루이 레아는 며칠 전 핵실험 장면을 떠올려 자신이 만든 수영복에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였고 상표로도 등록했다.
사람들은 이 해괴한 수영복에 경악했다. 부도덕하다는 바티칸의 비난에 이탈리아·스페인 등은 법적으로 수영복 사용을 금지했다. 소련은 ‘퇴폐적 자본주의의 또 다른 예’라며 이를 매도했다.
비키니가 유행의 물결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즐기면서부터. 베트남 전쟁과 산업사회의 부조리에 염증을 느낀 젊은이들도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비키니를 입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후반 이후 비키니가 유행이다. 해마다 과감해지는 컬러와 디자인의 비키니, 남자들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