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뛰는' 다음 위에 '나는' NHN

NHN 해외진출 집중, 다음 '역량분산' 지적

인터넷업계의 '1등 싹쓸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NHN[035420]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다음[035720]이 주춤함에 따라 한때업계 정상을 다투던 양사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다음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469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경상이익53억원. 이에 비해 NHN은 같은 기간 매출액 578억원, 영업이익 217억원, 경상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모든 수치에서 다음을 100억원 안팎으로 압도했다. 더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은 1분기 대비 성장률로 다음이 매출액에서 6.5%, 영업이익에서 7.8% 늘어나고 경상이익에서 3.1% 줄어든 반면 NHN은 매출액 14.9%, 영업이익 23.9%, 경상이익 21.2%의 '쾌속질주'를 기록하면서 격차를 더 벌렸다. 영업이익률에서도 NHN은 37%를 기록해 26%의 다음보다 상당히 실속있는 장사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까지 인터넷업계 부동의 수위였던 다음은 작년 1분기 처음 NHN에 뒤진 이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며 이를 악물어 왔으나 1위 탈환은 커녕 갈수록 거리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같은 추세의 원인으로는 웹게임과 검색광고 중심의 NHN 수익모델이 배너광고와 쇼핑 중심의 다음 수익모델보다 뛰어나다는 점이 우선 꼽히고 있다. 강록희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웹게임과 검색광고가 배너광고.쇼핑보다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웹게임과 검색.배너광고는 수익모델상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쇼핑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추는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NHN이 일본.중국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NHN은 경영권을 인수한 중국 제1의 게임포털 아워게임이 무려 60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갖고 있고 한게임재팬이 게임아이템 유료화 등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등 중국.일본 시장을 선점한 결과 엄청난 성장가능성을 확보했다는 관측이다. NHN의 성공에 자극받은 다음도 일본에서 커뮤니티 사이트 카페스타를 인수해 포털.커뮤니티 시장에 진출하고 미국 메일 서비스 업체 메일닷컴 인수를 추진하는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NHN보다 3년 이상 뒤져 있어 따라잡기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NHN은 해외 진출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성공이 거의 확실시되는 반면 다음은 본사 제주도 이전과 자동차보험.쇼핑 사업 등으로 역량이 분산돼 있어 성공 여부가 의문시된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N에 비해 다음은 이것저것 일을 벌여놓아 벤처기업에 가장중요한 '선택과 집중'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제주 이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다른 CEO(최고경영자)가 일본.중국시장 장악에 집중할 때 어느 CEO는 국내이전 문제를 고민하면 경쟁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다음에 대해 "그간 NHN과 나란히 인터넷업계 양대 '부익부'업체로 꼽혔으나 점차 여기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앞으로 다음의 진로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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