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처 '밥그릇 싸움'에 멀고 먼 인증 통합

[인증 부담에 녹색中企 멍든다]<br>실적쌓기용 각종 인증 신설<br>업계 통합·간소화 요청에도 "목적·취지달라 어렵다" 외면


'밥그릇 싸움'. 최근 난립하고 있는 각종 인증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녹색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각 부처에서 실적쌓기용으로 각종 인증을 설립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빚어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업체들의 불만이 가장 큰 LED 인증의 경우 현재 일부 간소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올해부터 고효율인증을 위한 시험성적소 제출을 기존 오프라인 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인증 처리기간 단축에 나섰다. 연내 '유사모델' 개념을 도입해 기존 인증 제품에서 파생된 유사모델에 한해서는 공장심사를 면제해 업체의 시간과 비용을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식경제부는 LED매입형 등기구, 컨버터내장형, LED모듈 등 5개 품목에 대한 KS인증시 KC인증과 중복되는 시험은 면제하는 내용의 간소화 방안을 연내에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LED램프 수명시험 중복 간소화 부분에 대해서는 업계와 정부 간 이견이 크다. 고효율인증과 KS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LED램프 수명시험은 최대 200만원의 비용과 2,000시간(약 84일)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1회 수명시험으로 KS와 고효율을 동시에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정부 측은 "KS인증(한국표준협회)과 고효율인증(에너지관리공단)의 주관 기관이 달라 통합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업체들은 난립해 있는 인증을 미국의 UL, 유럽의 CE처럼 공신력 있는 하나의 인증으로 통합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조달청ㆍ중소기업청ㆍ에너지관리공단ㆍ표준협회ㆍ한국산업기술진흥원ㆍ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다양한 정부부처와 기관에서 LED인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가 "LED 인증이 난립해 있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별도의 LED 자체 인증을 만들겠다"며 '새빛마크'를 추진했지만 지경부가 '업무중복 및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해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는 국내 LED 인증 난립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증마다 주관 부처 및 기관이 다르고 인증의 목적과 취지가 달라 통합이 어렵다"는 정부와 "인증 이름은 달라도 내용이 중복돼 소모적인 인증이 많다"는 업계의 이견이 좁혀지기에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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